행방 묘연했던 '푸틴 정적' 나발니, 알고 보니 시베리아로 이감
[앵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그의 정적으로 불리는 야당 지도자가 수감 중 돌연 행방이 묘연했었는데요,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의 고립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푸틴 반대 운동을 주도하던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2020년 독살 시도를 당한 뒤 가까스로 살아남았습니다.
푸틴이 배후에 있다는 의혹 속에 독일로 이송된 나발니는 18일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습니다.
5개월 동안 재활 치료를 받고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체포됐고, 이후 극단주의 활동 등의 혐의로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알렉세이 나발니 / 2021년 1월 수감 중> "나는 그들이 우리나라의 주인이 아니라고 확신하며, 앞으로도 절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수많은 사람, 수천만 명이 제 의견에 동의합니다."
나발니는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복역하면서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교도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온라인으로 재판에 참석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달 초 온라인 법원 심리에 불참하고, 변호인의 면회도 차단되면서 행방을 찾을 수 없게 됐습니다.
3주 만에 나발리의 소재를 확인한 대변인은 그가 시베리아의 악명 높은 교도소로 이감됐다고 밝혔습니다.
<키라 야르미시 / 알렉세이 나발니 대변인 (현지시간 25일)> "그들은 확실히 알렉세이 (나발니)를 고립시키고 다른 이들이 그와 접촉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려고 합니다. 이전에 있던 곳보다 훨씬 열악한 곳에서 견딜 수 없도록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내년 3월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나발니의 측근들은 러시아 당국이 대선을 앞두고 그를 격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나발니의 소재가 확인된 것을 환영하면서 러시아 정부에 반체제 인사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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