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될 이정후의 SF 첫해 성적…KBO 강타자의 ML행 ‘연대기’
이정후가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입찰) 절차를 통해 4+2년에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68억원)에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은 한국야구 역사에도 굉장히 큰 이정표다. KBO리그 최고 타자가 미국 무대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기준점 하나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KBO리그 전체를 대표해서도 큰일을 해냈다. 그런데 KBO리그 대표로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일지 모른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첫해 성적으로 KBO리그에 대한 평가가 또 한 번 달라질 수 있다.
격세지감이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아시아 최다홈런인 56개를 때리고 태평양을 건너려했던 이승엽은 터무니없는 포스팅 입찰액에 미국행을 감행할 수 없었다. 이승엽이 2013년 겨울 방향을 틀어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에 입단한 배경이었다.
이승엽이 KBO리그에 선입견 속에 타자로 메이저리그에 직행을 시도했던 선구자 그룹에 있었다면, 전환점을 마련한 것은 2015년 500만 2015달러의 포스팅 금액(4+1년 1600만 달러)에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강정호였다. 강정호가 돌파구를 열자 2016년 들어서는 박병호가 1285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4+1년 1850만 달러)에 미네소타에 입단했고, 김현수는 FA(자유계약선수)로 2년 총액 700만 달러에 볼티모어에 입단했다.
그 흐름을 이어간 선수가 2021년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은 552만 5000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원소속팀 히어로즈에 안기며 4+1년 3900만 달러에 사인했다.
이정후가 이들 선배보다 첫해를 안정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확실한 입지에서 시즌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두둑한 계약 조건은 출전 기회를 넓히는 배경이 된다.
첫해 성적은 해당 선수의 앞길이 된다. 그에 따라 비좁은 1차로가 될지, 운신의 폭이 넓은 4차로가 될지 결정된다.
그중 강정호는 첫해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보다 3루수로 출전 횟수를 늘리며 공격격으로 빠르게 궤도에 올랐다. 126경기 출전에 타율 0.287 121안타 15홈런 58타점 OPS 0.816으로 신인왕 투표 3위에 올랐다. 유격수로 55경기, 3루수로 69경기에 출전하면서 스스로 활용도를 넓힌 것이 초고속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던 배경이었다.
박병호는 미네소타 첫해 62경기 출전에 타율 0.191 41안타 12홈런 OPS 0.684로 부진했던 편이다. 또 김현수는 볼티모어 첫해 95경기에 나서 타율 0.302 92안타 6홈런 OPS 0.801로 정확성이 바로 입증되는 타격 성적표를 만들었지만, 플래툰 시스템에 말려 더 뻗어가지 못했다.
또 김하성은 첫해 117경기 타율 0.202 54안타 8홈런 OPS 0.622로 크게 부각되지 못했지만 유격수로 35경기, 2루수로 21경기, 3루수로 21경기에 각각 출전하며 내야 ‘멀티요원’으로 버틴 끝에 이듬해 타율 0.251 130안타 11홈런 OPS 0.708로 일어섰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이미 이정후를 1번타자 겸 중견수로 기용하겠다고 공언했다. 내년 시즌을 구상하며 여러 라인업을 그리면서도 톱타자 자리는 불변이라고 했다. 이정후처럼 계약과 함께 자리가 굳건한 경우는 또 없었다. 다만 이정후는 내년 시즌 강정호와 김하성의 경우와는 다른 외야수다. 첫해 공격 지표로 이후 여정이 달라질 수 있다. KBO리그에 대한 보편적인 시선도 또 한번 정립될 시간이 올 것으로 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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