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MBK 공개매수 전 선행매매 의혹”...금융당국에 조사 요청

이재덕 기자 2023. 12. 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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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한국앤컴퍼니 제공.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 발표 전 비정상적인 선행매매가 있었다며 금융당국에 정식 조사를 요청했다.

한국앤컴퍼니는 MBK파트너스가 조현범 회장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추진한 주식 공개매수가 실패한 것과 관련해 26일 입장문을 내고 “주주분들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발표 이전에 벌어진 선행매매 의혹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조사를 요청해 앞으로 유사한 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는 지난 5일 조 회장의 형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누나 조희원씨 등과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22일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최소 1931만5214주(지분 20.35%), 최대 2593만4385주(27.32%)를 확보하기로 하고, 지난 18일 매수가격도 당초 주당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높였다.

하지만 조 회장의 부친인 조양래 명예회장과 사촌 기업인 ‘백기사’ 효성첨단소재가 등판하는 등 조 회장의 우호지분이 늘면서 결국 판을 뒤집는 데 실패했다. 이날 벤튜라는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수가 838만8317주(8.83%)”라며 “최소 목표수량에 미달했기 때문에 응모주식 전부를 매수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다만 양측이 미공개정보 이용·시세조종 의혹을 거론하는 등 공개매수 여파는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발표일 이전 열흘 정도 한국앤컴퍼니 주식 거래량과 주가가 과거에 비해 이상할 정도로 급등했다”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정보유출에 의한 선행매매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와 조 고문 측 누군가가 공개매수 계획 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개인적 이득을 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앞서 금융감독원도 지난 6일 선행매매 의혹과 관련해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MBK파트너스도 조 명예회장이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시세조종 등이 의심된다며 지난 15일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MBK파트너스가 금감원에 접수한 조사요청서에는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주가를 공개매수가격 이상으로 고정하기 위해 종가보다 높은 단가로 주식을 매입했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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