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절제술 받은 뒤 당뇨 생겼다면… ‘이 질환’ 발병 위험도 높아져
췌장암 등을 치료하기 위해 췌장절제술을 받은 뒤 당뇨병이 발생했으면 허혈성 심장질환 발생 위험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간담췌외과 유대광 교수와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을 ‘미국심장학회지(JAHA)’에 게재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진은 2002~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에서 췌장절제술을 받은 환자 3만242명 중 비교 조건에 맞는 환자들을 당뇨병이 발생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허혈성 심장질환의 발병 위험성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췌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후 당뇨병이 발생한 그룹의 허혈성 심장질환 환자 비율은 7.42%로, 당뇨병이 없는 그룹에서의 발병 비율(3.1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또한 췌장절제술을 받은 후 당뇨병이 발생한 환자는 원래 당뇨병이 있던 환자와 비교했을 때도 허혈성 심장질환 발생 위험도가 비슷했다. 연구진이 비교를 위해 췌장절제술을 받지 않은 환자를 포함해 구성한 당뇨병 환자 집단 중 췌장절제술 후 허혈성 심장질환이 발생한 환자의 비율은 7.98%였고, 췌장절제술을 받지 않은 기존 당뇨병 환자의 비율은 7.26%였다. 단, 두 그룹의 허혈성 심장질환 발병률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격차는 아니었다.
췌장절제술은 췌장암이나 췌장염 등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췌장 일부 또는 전부를 잘라내는 수술이다.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췌장에서 분비되기 때문에 췌장절제술을 받으면 췌장 기능과 함께 혈당 조절 능력도 떨어져 당뇨병이 생기기 쉽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심장을 뛰게 하는 근육인 심근으로 공급되는 혈류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을 말한다. 당뇨병은 이들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위험인자다.
이번 연구는 췌장절제술 후 당뇨병이 발생한 환자가 허혈성 심장질환 발생 위험도 높다는 점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유대광 교수는 “췌장절제술 후에는 당뇨병이 잘 생기는데, 이들 환자에게는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허혈성 심장질환도 더 많이 발생한다”라며 “허혈성 심장질환은 당뇨병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하며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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