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자궁근종과 다발성자궁근종 있어도 ‘자궁적출’ 피할 수 있다
자궁근종은 어쩌다 거대자궁근종이 되었을까?
35세 김 모 씨는 수개월 사이에 배가 더부룩하고 유독 아랫배가 불룩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생리통도 별로 없고 살이 찌는 것으로만 생각해서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는 등 체중감량에 힘썼습니다. 그러나 차도가 없고 점점 심해져 병원에 방문해 보니 12cm 거대자궁근종을 포함한 다발성자궁근종을 발견했습니다.
생리통과 하혈과 같은 전형적인 증상을 동반하는 자궁근종도 있지만, 증상이 별로 없거나 배가 불러오고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압박 증상 또한 자궁근종의 증상일 수 있습니다. 배가 나오는 것을 방치하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자궁 속 혹이 점점 자라서 거대자궁근종, 다발성자궁근종이 되어서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거대자궁근종, 자연 소멸 기대 어렵고 약물치료 효과 지속적이지 않다
자궁근종은 자연히 소멸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약물치료도 없는 실정입니다. 폐경 후 여성 호르몬 생성이 중단되면서 자궁근종의 성장이 차차 멈추고 증상이 개선될 수 있지만, 근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10cm 이상의 거대자궁근종이나 다발성자궁근종의 경우, 혹의 크기가 커서 폐경 후에도 출혈, 통증, 복부팽만, 빈뇨 등 복합적인 증상이 발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임기 여성은 증상뿐 아니라 임신과 출산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는 착상 방해, 임신 중 극심한 고통, 임신 유지 방해 및 자연 분만 불가 등 임신 전 기간에 걸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거대자궁근종이나 다발성자궁근종을 가지고 있다면 병변의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자궁적출, 개복수술만이 해답 아냐…비수술적 치료도 가능
그동안 거대자궁근종이나 다발성자궁근종은 개복수술, 자궁적출술을 대부분 시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가임력 상실, 여성의 상징적인 장기를 잃는다는 상실감, 성감 저하, 큰 수술 흉터, 출혈, 통증, 오랜 회복 기간으로 인한 늦은 사회 복귀와 같은 단점들이 늘 거론돼 왔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의료계는 오랫동안 많은 시도를 해 왔습니다. 현재는 색전술, 고주파용해술, 하이푸 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 및 복강경 수술, 로봇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법들이 발전해 널리 시행되고 있습니다.
비수술적 치료의 대표주자로 하이푸 시술이 있습니다. 하이푸 시술이란 초음파 에너지를 한 곳으로 모아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복부로 투과해 자궁근종을 태워 치료하는 방식입니다. 괴사된 근종은 차차 줄어들어 3~6개월이 지나면 처음 부피의 약 50%가량 줄어들게 됩니다. 개복과 절개, 자궁적출이 없기 때문에 가임력 상실, 출혈, 흉터, 전신마취 등 수술적 치료에 따라오는 여러 가지 단점을 피할 수 있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이푸 시술을 시행함에 있어 향후 임신을 원하는 가임기 여성의 경우 정상 자궁 근육층이나 내막층을 보존하는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궁 보존, 선택적 근종 치료로 가임력 회복과 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12cm 이상의 거대근종이나 다발성자근종, 수분이나 혈류가 많아 괴사율이 떨어지는 근종 등은 수술적 치료를 우선 고려하거나, 개복수술을 피하기 위해 우선 하이푸로 줄여서 로봇 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수술을 하는 것으로 계획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각광받고 있는 근종의 수술적 치료에는 복강경 로봇 수술이 있습니다. 로봇수술은 의사가 로봇팔을 조정하여 복강경 수술을 하는 것입니다. 고화질 카메라, 손떨림 없는 세밀한 움직임으로 정상조직의 손상과 출혈이 적기 때문에, 보다 완벽한 수술이 가능하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안정성과 정밀성으로 자궁적출을 피하고 근종만 제거하여 자궁을 보존할 수 있게 됩니다. 자궁근종 로봇수술은 배꼽을 통해 접근하는 단일공 로봇수술도 가능해 흉터, 출혈, 통증 등이 적고 회복 기간이 짧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로봇을 조종하는 것은 의사이기 때문에, 수술을 시행하는 집도의의 경험과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여성 검진으로 거대자궁근종, 다발성자궁근종 예방해야
자궁근종은 여성이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대자궁근종, 다발성자궁근종도 의학의 발전으로 자궁을 적출하거나 개복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자궁근종을 조기에 발견한다면 여러 가지 증상이나 난임으로 고생하지 않을 수 있고, 치료도 훨씬 간단하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인 여성은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이 지속해서 발생한다면 그때마다 확인하는 것이 여성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동석 원장(산부인과 전문의)
최동석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전문가 대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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