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최수종 사극에 웃고..이제훈 복수극에 기세등등 [2023 TV 드라마 결산①]
올해 TV 드라마는 다양한 장르와 배우들을 내세워 흥행을 위해 달렸다. 이 중 지상파 드라마는 종편, 케이블 뿐만 아니라 OTT의 대작 드라마와 경쟁해야 했다. '갈수록 좁아지는 지상파 드라마 입지'라는 말은 올해도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지상파 TV 드라마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도전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 지상파 TV 드라마는 상반기는 장르극으로, 하반기 들어서는 사극으로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지상파 3사(KBS, MBC, SBS)는 장르는 같아도 주제, 소재는 다른 구성으로 다채롭게 시청자 공략에 나섰다. 각기 다른 성적표에 울고 웃었다.
올 하반기 들어 월화극, 일일극, 주말극 등 시청률 부진과 화제성 저조로 험난한 시기를 보냈던 KBS 드라마. 사극으로 앞서 이어졌던 부진을 털어냈다.
지난 11월 첫 방송된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은 공영방송 50주년 특별기획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 분)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 분)의 이야기를 그렸다.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 기준)은 1회(11월 11일) 5.5%를 시작으로 10회(12월 10일) 10.0%를 기록했다.
'고려 거란 전쟁'은 강감찬의 귀주대첩 이전 흥화진 전투, 삼수채 전투 등 고려와 거란 전쟁 역사에서 있던 전투 내용 등을 다루면서 전투, 정치 등 시대적 상황을 담아내며 보는 재미를 유발했다. 여기에 '사극의 왕' 최수종의 열연과 이원종, 지승현 등 연기파 배우들의 활약이 극적 재미를 높였다.
올 하바기 '고려 거란 전쟁'으로 웃었던 KBS. 그러나 '사극 위기'도 있었다. 로운, 조이현이 주연을 맡은 월화드라마 '혼례대첩'이 로맨스 사극이다. 이 작품은 지난 10월 30일 첫 방송했지만, 시청률은 3~4%대에 머물렀다. 사극으로 시청률, 화제성으로 재미를 보장했던 KBS지만, '혼례대첩'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채지 못한 상황. 또한 하반기에 부진한 월화드라마 시청률 반등도 이뤄내지 못했다.
이외에 올해 KBS는 월화극, 일일극(KBS 1TV, KBS 2TV), 주말드라마 등에서 부진이 계속됐다.
월화드라마의 경우, '오아시스'가 기록한 시청률 9.7%(4월 25일. 16회)가 올해 KBS 월화드라마 시청률 중 가장 높다. '두뇌공조', '어쩌다 마주친, 그대', '가슴이 뛴다', '순정복서' 등 올해 KBS 월화드라마로 편성된 작품들은 시청률 쓴맛을 봤다. '두뇌공조', '어쩌다 마주친, 그대'가 5%대를 기록했을 뿐이고, '순정복서'는 시청률 0.9%까지 추락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혼례대첩'이 마지막회(16회. 12월 25일) 시청률 5.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가슴이 뛴다' '순정복서'로 이어진 KBS 월화극 부진을 털어냈다.
KBS 1TV 일일극 '금이야 옥이야' '우당탕탕 패밀리'와 KBS 2TV 일일극 '비밀의 여자' '우아한 제국' 등은 시청률 10% 돌파는 이뤄냈지만, 이전만 못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청률 15%를 채 넘기지 못하면서 20%를 넘보던 '인기 일일극'의 타이틀도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KBS 주말드라마는 올해도 위기의 연속이었다. 지난 3월 '삼남매가 용감하게' 종영 후 '진짜가 나타났다!' '효심이네 각자도생'까지 겨우 체면치레 중이다.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25회 방송까지 단 한번도 시청률 20%를 넘어서지 못한 상황. 시청률과 인기를 보장했던 "KBS 간판 드라마"라는 말도 이제 옛말이 됐다.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10% 후반 시청률을 기록 중이지만, 좀처럼 큰 상승세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부진의 굴욕'에도 '고려 거란 전쟁'이 빛남으로 2023년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있다.
MBC는 금토드라마를 올해에도 유지했다. 지난 1월 '꼭두의 계절'을 시작으로 '조선변호사' '넘버스:빌딩숲의 감시자들' '연인'(파트 1, 2), '열녀박씨 계약결혼뎐'를 편성해 방송했다.
사극 '조선변호사'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시청률 부진(자체최고 4.4%. 8회)으로 동시간대(오후 10시대) 경쟁 SBS 금토드라마와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후 지난 8월 '연인'이 방송되기 전까지 MBC 금토드라마는 부진의 쓴맛을 연달아 봤다.
이어 남궁민, 안은진 주연의 '연인'이 등장하면서 판이 뒤바뀌었다. '연인'은 시청률 10%대를 돌파하며 SBS 금토드라마와 경쟁에서 승리를 거머쥐었고, '금토극 왕좌'까지 차지했다. 신드롬급 인기를 얻으며 앞서 이어졌던 MBC 금토드라마 부진을 완벽히 지워냈다.
'연인' 덕분에 시청자들을 끌어모은 MBC 금토드라마는 후속작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까지 선전하면서 하반기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상반기 역전을 노렸던 사극의 부진으로 울었던, MBC는 하반기 사극으로 역전에 흥행을 거머쥐면서 웃음만끽으로 2023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와 달리 신설된 수요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기대와 다른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시청률 1~2%대로 이렇다할 관심을 받지 못했다. 또 MBC 일일드라마 '하늘의 인연' '세번째 결혼' 시청률 3~6%대를 기록하며 묵묵히 자리를 명맥을 이어갔다.
이 중, 상반기 방송된 '법쩐' '모범택시2' '김사부3' '악귀'까지는 시청률 10%대를 돌파했다. SBS의 '금토극 왕좌'를 굳건히 지켰다. '법쩐' '모범택시2' 등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 복수극과 감동과 웃음이 담겼던 '김사부3'은 한석규를 필두로 안효섭, 이성경, 김민재 등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3로 또 한번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이제훈이 주연을 맡은 '모범택시2'는 자체 최고 시청률 21.0%(16회)로 2023 SBS 금토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어 '김사부3'은 자체 최고 시청률 16.8%(16회)를 기록, '모범택시2'에 이어 2023 SBS 금토극 시청률 2위에 올랐다.
두 작품이 SBS가 흥행을 이어간 시즌제로 호평 받았지만, '소옆경2'는 시청률과 시청자 반응이 전작과 다른 반응이 나왔다. 극 중 주인공 중 한 명인 봉도진(손호준 분)의 극 초반 죽음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 '연인'과 맞붙으면서 시청률 하락세로, 올해 SBS 금토드라마 첫 10% 돌파 실패작이 되기도 했다.
김순옥 작가의 신작 복수극 '7인의 탈출'도 실패의 쓴맛을 봤다. '연인'과 동시간대 경쟁을 펼치면서, 복수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시들었던 것. '펜트하우스' 시리즈로 SBS 금토드라마의 흥행을 이끌었던 김순옥 작가도 이번만큼은 '흥행 마법'을 이뤄내지 못했다.
이어 김유정, 송강 주연의 '마이 데몬'은 판타지 드라마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방송 전 기대했던 것과 달리, 경쟁작 '열녀박씨 결혼계약뎐'과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시청률 3~4%대를 기록했다. 올해 SBS 금토극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MBC 금토극에 '금토극 왕좌' 자리를 되찾지 못했다.
복수극과 시즌제로 상반기 금토극 강자의 면모를 보여줬던 SBS. 하반기에는 뒷심이 부족했다.
이외에 신설된 SBS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는 편성 변경, 결방 등의 여파로 시청률 고전으로 이어졌다. 박해진, 박성웅, 임지연이 주연을 맡았다. 극 초반 시청률 4%대로 선전했지만, 극 중반 이후 2%대까지 시청률이 하락했다. 결국, 시청률 3.1%로 막을 내렸다.
또한 SBS 월화드라마 '꽃선비 열애사'. 로맨스 퓨전 사극이었다. 신예은, 려운 등이 주연을 맡았다. 두 청춘 스타 외에도 정건주, 강훈 등이 출연했다. 청춘 스타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자체 최고 시청률 5.0%(18회)를 기록했지만, 3~4% 시청률로 고전해야 했다. KBS, MBC와 달리 사극으로는 올해 재미를 볼 수 없었던 SBS다.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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