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년 만에 '대표 얼굴'로 우뚝...이강인 집중 조명했던 리그앙, 크리스마스 게시글에도 수 차례 등장→음바페와 나란히

오종헌 기자 2023. 12. 2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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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그앙
사진=리그앙
사진=리그앙

[포포투=오종헌]


프랑스 리그앙 사무국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다양한 기념 그래픽을 올렸다. 대부분의 사진에 이강인의 모습이 포착됐다.


먼저 리그앙 공식 채널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프랑스어로 말하며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고 있는 선수들의 그래픽 사진을 게시했다. 이강인은 맨앞에서 '팀 동료'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트리를 꾸미고 있었다.


또한 리그앙 공식 영어 채널은 두 장의 사진에 이강인을 등장시켰다. 그 중 하나는 음바페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들과 함께 셀피(셀카)를 찍는 듯한 그래픽 사진이었다. 이강인이 스포츠 여러 요소를 봤을 때 파리 생제르맹(PSG)을 넘어 리그앙 간판스타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강인은 올여름 PSG에 입단했다. PSG는 올여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일단 사령탑이 바뀌었다.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이 떠났고 엔리케 감독이 새로 선임됐다. PSG 구단은 카타르 자본이 인수한 뒤 전폭적인 투자를 통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번에 선임된 엔리케 감독은 바르셀로나 시절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다. PSG의 최고 성적은 준우승이다.


사진=PSG
사진=PSG

선수단도 새롭게 탈바꿈했다.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라모스 같은 베테랑들이 떠났다. 이적시장 마감 직전에는 네이마르 역시 사우디아라비아행이 성사됐다. 대신 많은 선수들이 새로 합류했다. 대부분이 어리지만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었다. 곤살루 하무스, 란달 콜로 무아니,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 마누엘 우가르테, 밀란 슈크리니아르 등이 영입됐다. 이강인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발렌시아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인 그는 1군 데뷔 당시에만 하더라도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생각보다 출전 기회가 충분하게 주어지지 않았다. 이에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고, 결국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첫 시즌 적응을 마친 뒤 지난 시즌 스페인 라리가 36경기를 뛰며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6골 6도움을 터뜨리며 베다트 무리키와 공격을 이끌었다.


사진=PSG
사진=PSG

자연스럽게 시즌 종료 후 많은 팀들이 이강인을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종 행선지는 PSG였다. 이강인은 PSG 합류 후 프리시즌 일정을 시작했고, 첫 번째 친선경기였던 르 아브르전에 선발 출전해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얼마 뒤 부상으로 교체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 여파로 프리시즌 대부분의 경기에 결장했다. 다행히 전북 현대를 상대로 후반 교체 투입되어 실점 감각을 조율했다.


프리시즌 기간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리그앙 개막전 선발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어 2라운드까지 연속 선발로 나서는 데 성공했다. 활약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다시한 달 동안 전력을 떠나 있었던 이강인은 이후 대표팀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먼저 9월 중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차출됐다. 조별리그 3차전부터 출전하기 시작한 이강인은 결승전까지 꾸준하게 경기를 뛰며 한국의 대회 3연속 금메달에 보탬이 됐다. 대회 종료 후 10월 A매치 기간이 시작됐고, 이강인은 튀니지, 베트남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치며 완벽하게 컨디션을 회복했음을 보여줬다.


이강인은 튀니지를 상대로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또한 첫 골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멀티골까지 신고했다. 베트남과의 경기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렸다. PSG로 복귀한 뒤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스트라스부르전에서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뛰었다. PSG 입단 후 첫 풀타임이었다.


이어 AC밀란과의 UCL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마침내 데뷔골을 신고했다. 후반 교체로 투입된 이강인은 날카로운 슈팅으로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10월 마지막 경기였던 브레스트 원정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감각적인 패스로 음바페의 골을 도우며 시즌 1호 어시스트까지 적립했다. PSG 구단은 당시 공식 채널에 이강인의 어시스트 장면을 게시하며 "이강인의 마법 같은 패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강인은 3경기 연속 임팩트를 남겼다. 몽펠리에와 리그앙 11라운드에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키미의 컷백을 음바페가 감각적으로 흘려줬고 이를 이강인이 강력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PSG 데뷔골이자 UCL 첫 골, 그리고 리그앙 1호 도움과 1호골까지 빠르게 나왔다.


이를 지켜본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피지컬이 큰 선수는 아니지만 전방, 후방, 중앙, 측면 어디서든 뛸 수 있다. 또한 수비력도 있고 득점력까지 갖추고 있다. 완벽한 선수다. 이강인은 팀 관점에서 중요한 영입이었다. 우리 모두 그의 잠재력을 알고 있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예 랭스전에서는 최전방에 배치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당시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의 포지션 변화와 관련해 "좋은 선수들은 여러 포지션에서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강인 역시 특출난 선수이며 훈련 중에도 나를 놀라게 만든다. 그는 거의 공을 빼앗기지 않는다. 당시 만약 PSG 감독이라면 그런 선수에게 의지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PSG 소식에 능통한 하드리엥 그르니에는 13일 "엔리케 감독은 앞으로도 제로톱 전술을 자주 사용할 것이다. 이 자리에 배치될 후보는 음바페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이강인과 아센시오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만약 폴스나인을 활용한다면 하무스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다. 콜로 무아니의 경우 우측에서도 뛸 수 있기 때문에 뎀벨레를 대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속 공격포인트 행진은 멈췄다. 하지만 여전히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받고 있는 이강인이다. 그러다 최근 현지 매체들의 혹평을 받았다. 12월 중순 도르트문트와의 UCL 조별리그 최종전 이후였다. 당시 이강인은 선발로 나섰지만 별다른 활약없이 후반 23분 우가르테와 교체됐다.


경기가 끝난 뒤 프랑스 '90min'은 "오늘 이강인의 경기력은 처참했다. 이번 경기에서 많은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다. 하지만 오늘은 제대로 패스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고 혹평했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 역시 "이강인은 중원 한 자리를 맡았다. 자신의 공격력과 공을 소유한 상태에서 기술적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오히려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줬다. 공을 잡고 있을 때 오히려 실수를 연발하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릴과의 리그앙 16라운드에서도 아쉬운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이강인은 제대로 팀에 녹아들지 못했다. 긍정적인 플레이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좋은 장면을 찾기가 아려웠다. 움직임 자체가 애매했다"며 팀 내 최저 평점인 3점을 매겼다.


물론 엔리케 감독은 여전히 이강인에게 신임을 보냈다. 그는 "이강인은 스페인 라리가를 잘 몰랐던 사람들에게는 좀 생소한 선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슈퍼스타다. 올여름 합류했고, 현재 우리 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선수다"고 감쌌다.


또한 "이강인은 좌우 측면 공격수로 뛸 수 있고 중앙 미드필더, 최전방에서 '폴스나인'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기술은 최고다. 여기에 수비력도 갖추고 있다.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선수다. 또한 이강인은 늘 웃고 있고, 동료들에게 친근하게 대한다. 모든 걸 갖추고 있는 사람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강인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을 둘러싼 비판 여론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PSG는 지난 21일 메스와 리그앙 17라운드를 치렀다. 이강인은 선발 출전했다.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다양한 임무를 소화하고 있던 그는 후반전 들어 주로 우측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4분 팀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자이르-에메리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감각적인 상체 페인팅으로 상대를 제친 뒤 예리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비티냐가 마무리했다. 이강인의 리그 2호 도움이었다. 이 골로 물꼬가 터진 PSG는 두 골을 추가하며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PSG는 전반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이제 약 2주 가량의 휴식기를 갖는 PSG는 1월 초 컵대회를 통해 다시 실전 감각을 조율한다. 리그앙 일정은 1월 중순부터 재개된다.


사진=후스코어드닷컴
사진=리그앙

부상 악재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이강인은 리그앙 전반기 베스트11에 선정되기도 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4-2-3-1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각 포지션별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한 선수들을 선정했다. 이강인은 2선 좌측에 배치됐다. 이강인의 팀 동료인 킬리안 음바페가 원톱에 자리했고 우스만 뎀벨레와 비티냐도 중원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아치라프 하키미 역시 오른쪽 수비수들 중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 PSG는 총 5명으로 최대 배출 팀이 됐다.


또한 지난 15일에는 11월 이달의 골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지난달 4일 몽펠리에와의 11라운드서 넣은 강력한 왼발 중거리 골로 후보에 오른 바 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 상을 받게 됐다.


프랑스 매체 '스포르트'는 이강인의 이달의 골 수상 소식을 전하며 "이 상은 이강인의 창의성과 기술적인 능력을 인정하는 상이다. 그는 현재 PSG 내에서 유망한 선수로 자리매김한 선수다. PSG 팬들은 이번 수상을 통해 뜻깊은 순간을 기억할 수 있고, 앞으로도 이강인이 더 많은 기량을 뽐내길 바랄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마스를 맞아 다양한 포스터를 게시했고, 여기에 이강인이 수 차례 등장하며 화제를 모았다. 사실 리그앙 공식 채널이 이강인을 조명한 건 예전에도 몇 번 있었다. 지난 11월 초 이강인이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을 때에도 "이강인은 몽펠리에전에서 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그의 놀라운 슈팅은 그가 팀 내에서 점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강인은 분명 올 시즌 엔리케 감독의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강인이 마케팅 측면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리그앙 공식 채널은 "PSG는 얼마 전 대한민국 기업인 '파리바게뜨'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올여름에는 일본과 한국 투어를 진행했고, 이강인의 유니폼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긍정적인 부분을 설명했다.


이어 11월 말도 다시 이강인의 영향력을 조명했다. 이때는 한국에서 모델,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파비앙의 인터뷰를 함께 실었다. 먼저 리그앙 공식 홈페이지는 "현재 PSG에서 이강인의 이름과 등번호가 마킹된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음바페, 뎀벨레보다 이강인의 유니폼이 더 많이 보이고, 한국 관광객들이 계속해서 파르크 데 프랭스(PSG 홈 경기장)에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리그앙은 "파리는 이강인에게 미쳤다. 그는 올여름 마요르카를 떠나 PSG에 합류했고, 음바페보다 더 많은 유니폼을 팔았다. 유럽 사람들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PSG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팀 중 하나가 됐다. 이강인은 그 어느 때보다 이 팀을 매력적인 팀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리그앙
사진=리그앙

리그앙 공식 채널에 따르면 파비앙은 이강인이 어린 시절 '날아라 슛돌이'에 출연했던 사실을 말하며 "모든 사람들이 '이강인은 한국 축구의 미래 스타다. 그는 미래에 축구대표팀 선수가 될 거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비앙은 "만약 프랑스 기준 오후 1시에 경기가 있다면 한국은 오후 9시다. 그때는 모두가 미칠 수 있는 시간대다. 사람들은 이강인의 경기를 보기 위해 집에 들어간다. 어떤 사람들은 이강인의 경기를 보기 위해 한밤중에 일어난다. 그는 스타가 될 것이다. 아직 젊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사진=P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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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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