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없이 권한만…하이트진로 ‘계열사 절반’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가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경우가 181건으로 1년 전보다 3건 늘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5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82개) 중 신규 지정 집단(8개),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농협을 제외한 73개 집단 소속 2천735개 계열회사(상장사 309개)의 총수일가 경영 참여, 이사회 운영, 소수주주권 작동 현황 등을 분석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오늘(26일) 발표했습니다.

총수가 있는 64개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 2천602개 중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경우는 총 181건(임원이 여러 회사에 재직하는 경우 중복 집계)이었습니다.

총수 일가가 이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회사의 비율은 5.2%(136개)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감소했습니다.

미등기 임원은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급여를 받습니다.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어 책임과 권한이 괴리된 경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총수 일가 미등기 임원은 총수 일가의 지분율 등이 높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집중적으로 재직했습니다. 181건 중 절반 이상(57.5%)인 104건이 규제 대상 회사 소속이었습니다.

공정위는 제도적 장치의 실질적 작동 측면에서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 비율은 하이트진로가 46.7%(15개사 중 7개사)로 가장 높았습니다. 뒤이어 DB, 유진, 중흥건설, 금호석유화학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사회 안건 7천837건 중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55건(0.70%)이었으며, 이 가운데 사외이사가 반대한 안건 수는 16건(0.2%)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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