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우주탐사선, 달 공전궤도 진입…다음달 ‘5번째 달 착륙국’ 도전
20일 오전 0시 20분 월면 착륙 예정
목표 지점 100m 이내 안착 기술 시험
향후 달 개척 위한 중요 방안 주목
일본 달 착륙선이 달 공전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달 공전 궤도 진입은 달을 중심으로 인공위성처럼 뱅글뱅글 도는 일을 뜻하는데, 달 착륙 전 최종 준비 단계에 해당한다. 일본의 달 착륙은 다음달 20일 시도된다. 성공한다면 일본은 구소련과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5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된다.
26일 NHK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개발한 달 착륙선 ‘슬림’이 지난 25일 오후 4시51분(일본시간) 달 공전 궤도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슬림 중량은 200㎏이며, 연료를 모두 실으면 730㎏이다. 가로와 세로, 높이는 각각 2.4m와 1.7m, 2.7m다.
슬림은 지난 9월7일 발사됐다. 그 뒤 지구에서 수백만㎞ 떨어진 우주까지 튕기듯 날아갔다가 지구와 태양, 달 중력을 이용해 약 3개월 만에 달 근처로 돌아왔다. 부메랑 같은 비행 경로다.
JAXA에 따르면 슬림은 현재 럭비공 같은 모양으로 달을 공전하고 있다. 달과 가까울 때에는 월면에서 고도 600㎞, 멀 때에는 고도 4000㎞다. 이 같은 공전 궤도는 다음달 중순까지 조정돼 고도 600㎞를 유지하는 원 궤도로 바뀐다. 슬림은 다음달 19일 월면에서 15㎞까지 고도를 낮춘 뒤 다음날인 20일 오전 0시20분, 월면에 착륙할 예정이다.
슬림의 가장 큰 목표는 ‘정밀 착륙’이다. 목표 지점에서 100m 이상 벗어나지 않은 지점에 착륙할 예정이다. 다른 나라가 개발한 기존 착륙선들보다 정밀도를 10배 이상 높이려는 것이다. 월면에는 지구처럼 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항법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다. 슬림에 탑재된 각종 전자장치를 이용해 새 기술을 시험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밀 착륙은 향후 달을 개척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 33개국은 달에 유인 상주기지를 세우는 것이 목표인 ‘아르테미스 계획’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달에서 건설 작업이나 과학 탐사를 하기 위해 우주비행사들을 착륙선에 태워 월면에 내려줘야 할 텐데, 목표 지점에서 수㎞ 떨어진 곳에 착륙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 큰 문제다.
JAXA는 공식 설명자료를 통해 “가파른 경사면과 험준한 지형을 횡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착륙 지점을 벗어났다고 해서 우주비행사가 월면의 언덕 등을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정밀 착륙이 꼭 필요하다는 뜻이다.
슬림이 임무에 성공한다면 일본은 구소련과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5번째로 달에 착륙한 국가가 된다. 이 가운데 중국은 2019년 달 뒷면에, 인도는 올해 8월 달 남극에 무인 탐사선을 안착시켰다. 달 뒷면과 남극 모두 우주개발 최선도국인 미국이 착륙하지 못한 영역이다.
달은 1970년대 이후 우주 탐사 영역에서 소외됐지만, 최근 헬륨3 등 각종 광물자원의 존재와 낮은 중력을 이용한 우주선 터미널로서 가치가 조명 받으면서 여러 국가의 개척 대상이 되고 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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