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돌봄인력 구인 134% 증가

이미선 2023. 12. 26. 12: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령화에 구인은 늘지만 사람 못 구해
팬데믹 이전보다 구인 비중 2배 상승
한은 제공.
한은 제공.

국내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더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로 돌봄서비스의 구인과 구직이 모두 증가하고 있지만, 구인이 더 크게 증가함에 따라 구직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지역 노동시장 수급 상황 평가'에 따르면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대부분 지역에서 노동시장 경직도가 상승하고, 미스매치 지수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 간 거리가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수급 상황이 지역에 따라 작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노동시장 경직도는 노동시장 수급 상황의 '양적 측면'을 보여주는 지표다. 노동 공급 대비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준다. 0점에 가까울 수록 경직도가 낮음을 의미한다. 미스매치 지수는 수급 상황의 '질적 측면'을 나타내는 지표다. 구인 분포와 구직 분포 간 격차가 클수록, 매칭효율성이 낮을수록 지수는 상승한다.

노동시장 경직도는 광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상승했다. 다만 서울, 대전, 부산 등 대도시에선 0.5를 하회했고 전남, 충남, 충북 등에서는 1을 상회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노동시장 경직도의 변화 정도를 보면 충남, 경남의 노동시장의 경직도 상승 정도가 서울, 제주, 광주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스매치도 제주, 광주, 강원, 대전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팬데믹 이전보다 확대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전남과 충남의 경우 지역 평균보다 높은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제조 현장직 기피 현상 심화 △돌봄서비스 구인 큰 폭 증가를 꼽았다.

2019년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중 제조 현장직 경직도는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상승했다. 제조 현장직에 취업하려는 구직자가 감소한 것은 30대 이하 젊은층 뿐만아니라 40대도 제조 현장직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돌봄서비스의 경우 고령화에 따른 구인 증가의 영향으로 분석대상 16개 지역 가운데 11개 지역에서 경직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돌봄서비스가 개별 지역 노동시장 경직도에 미친 영향의 정도는 대구와 서울 등 고령화 속도가 빠른 지역일 수록 대체로 큰 모습을 보였다. 2019년 3분기와 비교해 올 3분기 돌봄서비스 구인은 133.9% 증가했다. 구인 비중은 2019년 초 대비 약 2배 상승했다.

한은은 지역본부에서 수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지역 노동시장 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업체들이 팬데믹 이전보다 올해 채용 정원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중이 2019년 12.0%에서 2023년 15.3%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지역 노동시장 상황이 직종 측면의 '구조적 문제'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인력수급 관련 정책은 지역보다 직종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직종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개별 지역의 고유 특성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어 직종 측면 정책은 중앙부처에서, 지역 고유의 정책은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하이브리드 정책이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한은은 "제조 현장직의 경우 근무 환경이 타 직종에 비해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기업은 제조 현장직 근로자들의 임금 등 근무여건을 꾸준히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돌봄서비스는 우리나라 고령화 추세에 비춰 볼 때 인력수급 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지 않은 외국 인력을 적극 활용해 돌봄서비스 이용에 대한 비용을 낮추면서 인력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