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에도 부진한 지역 경제...“내년 1분기도 비슷”

한국은행, 4·4분기 지역경제보고서 발간
충청·호남권 개선되고 나머지 권역 보합
제조업 서비스업 모두 전분기 수준 지속
“IT경기 개선에 반도체 수출 증가 전망”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추석을 20여일 앞둔 지난 9월 11일 오전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3.09.11. ki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올해 4·4분기 우리나라 지역 경제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치며 부진이 계속됐다.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등 제조업 생산 회복세에도 반도체 생산 부진과 조선 성장세 둔화 등에 영향을 받은 결과다. 반도체 생산이 반등할 것이라는 내년 1·4분기에도 자동차, 철강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보합세를 이어가고 서비스업도 운수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이 회복되지 못해 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6일 한국은행은 '지역경제보고서'를 발간하고 "올해 4·4분기 지역경제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며 "제조업 생산은 세계 경제 성장세가 완만한 가운데 중국경제 회복 약화, 국내 투자수요 정체 등으로 보합 수준, 서비스업은 여객 및 화물 운송 수요 증가와 누적된 고물가 및 주택시장 부진 등의 영향이 엇갈리면서 보합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제공.

업체와 유관기관 등을 모니터링해 입수한 생산, 수요, 고용 동향 등을 토대로 전 분기 대비 경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권역별 경기에 따르면 전국 7개 권역 가운데 충청권과 호남권이 소폭 개선됐고 이를 제외한 수도권·동남권·대경권·강원권·제주권의 경기가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이재원 지역경제조사팀장은 "향후 지역경제는 4·4분기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며 "제조업은 반도체의 반등에도 자동차, 철강 등의 둔화로 보합세를, 서비스업은 운수를 제외한 도소매, 숙박·음식점, 부동산 등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보합 수준에 머물 전망"이라고 말했다.

4·4분기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성장세에도 반도체, 조선, 기계장비 등이 전분기 수준에 머물면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충청권·호남권이 증가세를 보였고 수도권·동남권·대경권·강원권·제주권이 보합세를 나타냈다. 한은은 향후 IT경기 개선에 힘입어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증가하겠으나 자동차, 철강의 둔화와 석유정제 및 화학의 부진으로 보합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비스업 생산은 여객 및 화물 운송수요 증가, 일부 지역 대규모 행사 개최 등으로 운수, 숙박·음식점이 개선됐지만 누적된 고물가, 주택시장 부진 등의 영향으로 도소매, 부동산 등은 소폭 감소하여 전체로는 전분기 수준을 지속했다. 충청권이 전분기보다 증가했고 수도권은 전분기보다 감소했다. 나머지 5개 권역은 보합세를 보였다. 향후 서비스업 생산은 상품교역 및 국내외 여행회복으로 운수업 증가세가 이어지겠으나 소비심리 정체로 도소매, 숙박·음식점, 부동산 등은 부진할 것으로 보여 이번 4·4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4·4분기 중 민간소비는 재화소비와 서비스 소비 모두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전분기 수준에 머물렀다. 권역별로는 동남권·강원권·제주권이 증가세를, 수도권·대경권이 감소세를, 충청권·호남권이 감소를 나타냈다. 한은은 향후 민간소비가 양호한 고용사정, 가계소득 증가에 힘입어 점차 회복하지만, 고금리 영향 지속으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이차전지 등에서 계획된 투자가 이어지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권역별로는 강원권만 감소했으며 나머지 6개 권역은 보합세를 보였다. 한은은 향후 설비투자의 경우 IT경기가 회복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되고 전기차 및 이차전지 등 친환경·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개선되면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집행 축소 등으로 공공부문이 소폭 감소하였으나 민간부문이 증가하여 소폭 증가했다. 역별로는 제주권이 감소했으며 충청권·호남권·대경권·강원권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반면 수도권과 동남권은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향후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의 신규 수주 및 착공 위축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겠으나 SOC 예산 증가 등이 감소폭을 제한하여 전분기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수출은 반도체 수출이 반도체 가격 상승 전환과 수출물량 확대로 증가한 가운데 기계류, 자동차, 선박, 디스플레이 등의 수출도 증가해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향후 수출은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IT기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권역별로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나타낸 강원권을 제외한 6개 권역에서 증가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