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금속 직종 기피…지역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심화"

하상렬 2023. 12. 26.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부분 지역에서 구인증가율이 구직증가율을 웃도는 수급불균형 현상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시기보다 심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지역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심화는 팬데믹에 따른 영향도 일부 있지만, 제조 현장직 기피,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BOK이슈노트 보고서
2019년 대비 전국 16개 지역 중 15곳 수급 불균형↑
제조 현장직 기피·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 기인
"직종 측면 중앙부처, 지역 측면 지자체서 정책 펼쳐야"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대부분 지역에서 구인증가율이 구직증가율을 웃도는 수급불균형 현상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시기보다 심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팬데믹에 따른 영향도 일부 있지만 제조 현장직 기피, 고령화로 인한 돌봄서비스 수요 확대 등 팬데믹 이전부터 진행된 구조적 요인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이데일리DB
한국은행은 26일 ‘지역 노동시장 수급 상황 평가’라는 BOK이슈노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대비 올 3분기 전국 16개 지역 중 15개 지역에서 노동시장 ‘타이트니스’(tightness, 구직 대비 구인배율)가 상승했고, 12개 지역에서 미스매치 지수가 확대된 것으로 나왔다. 타이트니스는 광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상승했고 미스매치도 제주·광주·강원·대전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노동시장 타이트니스는 서울·대전·부산 등 대도시에선 0.5를 하회하고 있는 반면, 전남·충남·충북 등에선 1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남·충남의 경우 노동시장 타이트니스가 1을 상회하는 데다 미스매치 지수도 지역 평균보다 높았다.

이같은 지역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심화는 팬데믹에 따른 영향도 일부 있지만, 제조 현장직 기피,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 현장직은 30대 이하 젊은 연령층뿐 아니라 40대에서도 구직자가 감소해 수급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직종별로는 화학(플라스틱 제조 등), 금속(용접 등) 등 고위험·고강도 육체노동이 요구되는 직종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타이트니스가 크게 상승했다.

돌봄서비스의 경우 구인과 구직이 모두 증가하고 있지만, 구인이 더 크게 증가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16개 지역 중 11개 지역에서 노동시장 타이트니스가 상승했다. 특히 돌봄서비스 구인증가율과 60세 이상 비중 변화 간 상관계수가 0.58로 추정돼 고령화가 돌봄서비스 노동수요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출처=한국은행
지역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은 한은 지역본부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상당수 업체들이 올해 채용 정원을 2019년 대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중이 2019년 12.0%에서 올해 15.3%로 증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송상윤 한은 제주본부 기획금융팀 과장은 “제조 현장직과 돌봄서비스 영향은 지역 내 제조업 비중이 높을수록, 고령화 속도가 빠른 지역일수록 대체로 크게 나타났다”며 “지역 간 노동시장 타이트니스 차이의 상당 부분이 지역 내 화학, 금속, 단순제조직종 비중 차이에 의해 설명 가능해 제조 현장직에서의 인력수급 불균형이 지역 노동시장 타이트니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송 과장은 지역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해선 우리나라 전반에서 나타나는 직종 측면의 인력수급 불균형 현상과 개별지역 고유 인력수급 상황을 함께 고려한 ‘하이브리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종 측면 정책은 중앙부처에서, 지역 고유 정책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것이다.

또한 제조 현장직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적, 자구적 노력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화학, 금속 등 자동화가 어려운 직종은 핵심 기술이 다음 세대로 잘 이전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있어야 하고, 제조단순직의 경우 자동화를 추진해 인력부족이 생산차질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돌봄서비스의 경우 우리나라 고령화 추세에 비춰 볼 때 인력수급 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외국인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됐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