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낙연 “3총리 회동 추진 공감”

■ 비공개 조찬 회동
김부겸 포함 文정부 총리 3명 만남 성사땐
‘이재명 사당화’ 우려 표명 가능성
이낙연 신당 동의는 안할 듯
이재명, 28일 정세균 만나기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6일 조찬 회동을 하고, ‘당 통합’과 문재인 정부 시절 ‘3총리(이낙연·정세균·김부겸)’ 회동 추진에 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만난 데 이어 정 전 총리와도 회동할 예정으로 당 통합과 관련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3총리가 만나 ‘이 대표 사당화’에 관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표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 대표 리더십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다른 배석자 없이 1시간여 동안 비공개 조찬 회동을 했다. 두 사람은 회동에서 민주당이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이와 관련한 논의의 연장선으로 김 전 총리를 포함한 3총리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보류 조건으로 내걸었던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 및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가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계속해서 신당 창당과 관련한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정·김 전 총리와 연대 작업도 병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김 전 총리를 만난 데 이어 오는 28일 정 전 총리와의 회동을 통해 통합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김 전 총리와 만남 이후에도 당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되지 않았다는 게 이 전 대표 측 인사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명(비이재명)계 정치결사체 ‘원칙과 상식’도 1월 초 본인들의 거취와 관련해 결단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3총리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지만, 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문화일보에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당내 일각에서는 정 전 총리와의 회동 이후에도 큰 폭으로 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분당 사태’를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3총리 회동이 현실화될 경우 당 통합과 ‘이낙연 신당’ 창당이 논의 주제로 올라갈 가능성이 큰 만큼 이 대표 리더십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3총리가 모일 만한 명분이 만들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정·김 전 총리가 당장 이낙연 신당 창당에 동의할 리는 없지만, 당내 민주주의 회복에 관해서는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