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에도 젊은 마음으로 쓴 ‘세상 사는 지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몇 사람들만 공유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널리 읽혔으면 좋겠어요.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경렬(70) 서울대 영어영문학 명예교수는 2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인‘숙맥’20년 문집 발간
종교학·사회학·중문학 석학
어린 시절 아픈 사연 등 32편
“젊은 세대 읽고 공감했으면”
“몇 사람들만 공유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널리 읽혔으면 좋겠어요. 특히 젊은 세대가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경렬(70) 서울대 영어영문학 명예교수는 2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23일 출간된 서울대 출신 교수들의 동인 문집 ‘숙맥(菽麥)’의 20주년 기념호 ‘어찌 세월이 가만있었겠는가’(푸른사상 발행)에 대해서다. 문집의 편집을 맡았던 장 교수는 “동인집이라고 해서 사적인 글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깨달음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글들”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1950년대 서울대 문리대를 다녔던 9명의 교수가 대학 시절에 대한 그리움으로 2003년 모임을 만들었다.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뤄 서울대·이화여대 등에서 재직한 학자들이 ‘콩과 보리를 구별하지 못하고 어리숙하다’는 뜻의 ‘숙맥’을 자처하며 그해 첫 동인집을 냈고, 올해로 20년이 됐다.
그사이 창립 멤버 두 명이 세상을 떠나고 새롭게 회원을 맞아들여 현재 14명이 활동하고 있다. 장 교수는 지난해 합류한 막내로 이번 16호의 편집을 맡았다. “20년 동안 꾸준히 책을 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아흔을 바라보는 선생님들이 어쩌면 그렇게 여전히 총기 넘치시고 글을 또박또박 깔끔하고 맑게 잘 쓰시는지 그저 놀랍고 감사할 뿐입니다.”
대학교수들이 썼다고 딱딱하거나 어려운 글이 아니다. 퇴임 후 학문적 글쓰기에서 벗어나 세상 사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쓴 것으로, 80년 인생의 지혜와 관용이 담긴 수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며 사용하는 잘못된 언어습관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한 김경동(87)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의 ‘요지경 속 언어생활 문화의 변천’, 어렸을 때 외롭고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낸 숙맥의 원년 멤버 정진홍(86) 서울대 종교학 명예교수의 ‘버킷리스트’, 시골에서 직접 살아보며 느낀 전원생활의 이중성을 위트 있게 그린 정재서(71) 이화여대 중어중문학 명예교수의 ‘자연인 되기의 괴로움’ 등 총 32편이 실렸다.
수십 년 동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이들은 후세대가 많이 읽고 공감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장 교수는 “70이 된 제가 읽어도 배울 것이 있고 감동이 된다”며 ”젊은 독자들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깨우치고 느끼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매번 책의 타이틀은 회원들이 다 같이 의견을 모아 정한다. 이번 호에서는 장 교수가 2018년 타계한 스승 김윤식 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를 추모하며 쓴 글의 제목인 ‘어찌 세월이 가만있었겠는가’로 낙점했다.
“20주년을 맞는 선생님들의 감회 또한 ‘어찌 세월이 가만있었겠느냐’였어요. 선생님들은 후배들이 들어와 숙맥이 앞으로 더 젊어져야 한다고 말씀하시지만, 동숭동 문리대 캠퍼스에서 열정적으로 학문을 탐구하던 그때처럼 여전히 젊은 마음을 갖고 계세요. 그래서 지치지 않고 계속 글을 쓰실 수 있는 것이고, 그러니 더욱 소중하지요.”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창업 7개월 만에 4000억 대박 친 25세 천재여성의 정체
- 부인에게 밤마다 ‘데이트 강간’ 약물 준다는 영국 장관
- “압사당할 거 같다” 성탄 이브, 명동에 10만 명 몰렸다
- 김종인 “한동훈, 윤석열처럼 상명하복식으로 정치하면 실패”
- ‘남태현과 마약’ 서민재 “性비하 고통…교사 母 직업 잃어”
- 이준석, 27일 거취 기자회견…끝내 ‘탈당’ 결행하나
- 김근식 “한동훈, 이준석 만남 안 급해…신당 밑천 다 드러나”
- 아파트 화재에 0세, 2세 아이 안고 뛰어내린 부부…아빠만 홀로 숨졌다
- 성탄절의 비극…서울 관악구 다세대주택서 부부 시신 발견
- 만취 70대 女주민 몸 만지고 촬영한 이웃들…뒤늦게 법정 구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