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동부 마린카 점령”···우크라는 부인

선명수 기자 2023. 12. 2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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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2일(현지시간) 드론으로 촬영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마린카 시내 모습. 러시아군은 격전 끝에 마린카 점령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 마린카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전투가 진행 중이라며 러시아 측 주장을 부인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우리 공격 부대가 오늘 마린카를 완전히 해방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쇼이구 장관은 “마린카 점령으로 우리 군은 더 넓은 작전 지역을 구축하고, 도네츠크를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부터 더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도네츠크주의 주도 도네츠크시에서 서남쪽으로 약 20㎞ 떨어진 마린카는 인구 1만여명의 소도시로, 러시아는 지난해 여름 이후 이곳을 점령하기 위한 대규모 공세를 벌여왔다.

몇 달간 계속된 포격으로 도시는 대부분 폐허가 됐으나, 마린카는 동부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구축한 핵심 요새 가운데 하나로 어느 정도 전략적 가치가 있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마린카뿐 아니라 도네츠크시 북쪽의 관문 도시인 아우디이우카에서도 지난 10월 이후 양측의 격전이 계속되고 있다.

마린카를 점령했다는 러시아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지난 5월 동부 바흐무트 점령 이후 러시아군이 얻은 주요 전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마린카 점령 주장을 부인했다. 올렉산드르 슈투푼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우리 군이 여전히 그곳에 있고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월 바흐무트를 포함해 남부와 동부의 러시아 점령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이른바 ‘대반격’ 작전을 시작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랫동안 준비했던 대반격 작전이 지지부진한 데다 서방의 지원마저 줄어들면서 우크라이나의 위기감은 커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대규모 추가 동원령을 위해 전투에 동원될 수 있는 군인 연령을 낮추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의회는 전투 동원 연령을 현행 27세에서 25세로 낮추는 법안 초안을 발표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군이 45만~50만명 규모의 추가 동원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이날 상대방의 전투기를 격추했다며 경쟁적으로 성과를 내세웠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3일간 러시아의 수호이(Su)-34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전투기 3대와 전술폭격기 1대를 격추했다고 맞섰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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