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정체·침수 동시에 잡는 이수~과천 ‘복합터널’ 25년 착공

박진성 기자 2023. 12. 2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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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롯데건설 실시협약 체결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서울 동작구 이수교차로와 과천시 과천대로를 잇는 구간에 교통체증과 상습 침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복합 터널이 지어진다.

서울시는 26일 오전 10시 롯데건설과 ‘이수~과천 복합터널 민간 투자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이수교차로에서 과천대로까지 5.61km 길이의 왕복 4차선 ‘도로 터널’과 3.3km 길이, 저류용량 42만4000㎥의 ‘빗물배수터널’을 함께 건설하는 사업이다.

동작·과천대로는 상습 정체구간이고 사당·이수 지역은 분지여서 비가 많이 오면 고지대 빗물이 대거 유입돼 상습적인 침수를 겪고 있다.

전체 사업 구간중 사당역에서 이수역 방향 0.5km 구간에는 ‘복합 터널’이 지어진다. 터널 도로 아래에 빗물 터널이 붙어있는 구조다. 서울시가 시내 6곳에 추진하고 있는 ‘대심도 빗물 터널 사업’ 사당 구간의 일환이다.

대심도 빗물 터널은 폭우가 올 때 빗물을 흘려보낼 수 있는 대형 배수관이다. 현재까지 양천구에 있는 대심도 빗물터널이 서울에서 유일하다. 이 터널은 지하 40m 깊이에 지름 10m, 길이 3.6km로 설치됐다. 32만t의 물을 저장하는 저류(貯留) 기능을 가진다. 현재 서울시는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용산 한강로 등 6개 지역에 대심도 빗물터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모두 상습 침수 지역이다.

서울시가 2020년 5월 완공한‘대심도 빗물터널’인 양천구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의 모습. 지하 40m 깊이에 지름 10m 규모로 만들었다. 서울시에서 가장 큰 배수 시설로 시간당 95~100㎜의 폭우가 쏟아져도 버틸 수 있다. /연합뉴스

이번에 지어지는 ‘복합터널’은 대심도 빗물터널 위에 차가 달리는 구조다. 일반적인 대심도 빗물 터널이 지하 깊은 곳에 빗물만을 위한 터널이 있는 것이라면, 복합터널은 대심도 빗물 터널 위에 도로가 있는 형태다. 지하도로로 교통 정체를 해소함과 동시에 사당·이수지역 침수도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발상이다.

이 복합터널은 지하 60m에 지어진다. 사당역 등 지하철을 피해 지하 깊은 곳 단단한 암반에 지으면 안전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말발굽 형태의 터널 하단은 빗물 터널로, 상단은 지하도로로 사용한다. 하단 빗물터널의 높이는 5m 정도다. 여기에 모이는 빗물은 이수교차로 인근까지 지어지는 2.8km 길이의 대심도 빗물터널과 연결돼 한강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2017년부터 건설 논의가 시작된 이 사업은 지난해 서울에 기록적 폭우가 내리며 다시 부각됐다. 서울시와 롯데건설은 사업 시행과 이행 조건 등을 합의하고 26일 실시협약서에 서명했다.

이수~과천 터널이 개통되면 동작구와 과천시를 직통하는 왕복 4차로의 지하도로가 뚫리게 된다. 하루 약 5만 대의 차량이 지하로 분산돼 지상 차량 정체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상반기에 착공해 66개월간 공사를 거쳐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로 추진된다. 복합터널을 건설한 민간사업자가 소유권을 서울시에 이전하고 30년간 시설관리운영권을 부여받아 투자비를 회수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하도로가 개통되면 남부지역 교통난 완화에 큰 축을 담당할 것”이라며 “서울의 도시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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