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흥망의 반복이었던 2023 가요계 키워드 '셋'

박상후 기자 2023. 12. 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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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뉴진스·제로베이스원(왼쪽부터 시계방향)
남태현(왼쪽)·지드래곤(오른쪽)
호사다마(好事多魔)가 아닐 수 없다.

2023년 가요계는 K팝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활약이 뛰어났다. 음악적 완성도가 뛰어난 작업물들은 대한민국의 위상과 명성을 한층 드높였다. 또한 데뷔하자마자 눈에 띄는 존재감을 드러낸 5세대 아이돌들의 약진 역시 도드라졌다. 하지만 템퍼링 논란·마약 투약 혐의 등 부정적 이슈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대중의 피로도를 높였다.
스트레이 키즈·에이티즈·뉴진스·아이브(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대단했던 '글로벌 파워'

보이그룹과 걸그룹 모두 해외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 글로벌 주요 차트를 휩쓸었다. 미국 빌보드 메인 송 차트 핫100에서는 솔로 활동에 나선 방탄소년단 지민과 정국이 정상을 찍었고 뉴진스가 다섯 곡을 진입시켰다. 피프티 피프티는 K팝 걸그룹 역대 최장 진입 기록(25주)을 세웠으며 스트레이 키즈 경우 처음으로 해당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앨범 차트 빌보드200 활약 역시 남달랐다. 스트레이 키즈는 4개 앨범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에이티즈는 K팝 그룹 가운데 일곱 번째로 정상을 찍었다. 세븐틴은 자체 최고 성적인 2위에 올랐고 에스파와 아이브는 각각 33위·152위로 처음 랭크됐다.

세계 양대 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는 정국이 싱글 부문 3위를 기록했다. 지민과 피프티 피프티도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빌보드200 1위 기록을 세운 에이티즈가 앨범 부문 2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제로베이스원·보이넥스트도어·키스오브라이프(위부터 차례대로)
◇ 5세대 아이돌의 등장
2023년 데뷔한 5세대 아이돌은 뚜렷한 개성과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로 팬덤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Mnet '보이즈 플래닛' 데뷔조 제로베이스원은 특유의 청춘 서사를 보여주는 앨범으로 더블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특히 이들은 데뷔 5개월 만에 유력 시상식에서 신인상 5관왕을 포함 총 9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약 7년 만에 선보인 보이그룹 라이즈도 기대에 부응했다. 첫 싱글 타이틀곡 '겟 어 기타(Get A Guitar)'는 애플뮤직 톱100 한국 일간 차트 1위·벅스 실시간 차트 1위 등 각종 음악 사이트 정상을 찍었고 일간 차트 21위·멜론 톱100 최고 15위에 올랐다.

버추얼 보이그룹 플레이브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미니 1집은 초동 약 2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멜론 실시간 톱100 차트에 임영웅(13곡)과 뉴진스(7곡) 다음으로 가장 많은 곡(6곡)을 안착시켰다. 하이브 산하 KOZ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넥스트도어와 YG엔터테인먼트 신인 걸그룹 베이비 몬스터를 비롯해 키스오브라이프·QWER·휘브 등도 칼군무 퍼포먼스와 완벽한 라이브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K팝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남태현·피프티 피프티 키나·지드래곤(왼쪽부터 차례대로)
◇ 템퍼링과 마약 논란
가요계에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데뷔 직후 유의미한 성과를 남긴 피프티 피프티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는데 이 과정에서 어트랙트 프로젝트 관리 및 업무 수행 업체인 더기버스의 템퍼링(계약 기간 만료 전 사전 접촉하는 행위) 의혹이 불거졌다.

이와 더불어 지난 6월 엑소 첸·백현·시우민과 SM엔터테인먼트 분쟁 과정에서 설립 초기 사내이사로 있었던 MC몽의 빅플래닛메이드엔터가 사전 접촉을 부추긴 외부 세력으로 지목됐다. 당시 MC몽은 'SM엔터테인먼트와 첸백시 사이에 분쟁을 야기할 만한 어떠한 인위적 개입을 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건이 공론화되자 한 유튜버는 오메가엑스의 이적 과정에서 템퍼링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오메가엑스 소속사 아이피큐는 '법원은 해당 채널에 게재됐던 다수의 영상에서 진실이 아닌 표현행위가 사용됐고 이는 오메가엑스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써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위 내용에 대한 삭제를 명하고 이를 삭제하지 않을 경우 위반 일수에 대한 이행 강제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결정을 내렸다'고 알렸다.

또한 마약 파문이 가요계에 번졌다. 남태현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징역 2년과 추징금 50만 원을 구형받았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대마),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래퍼 윤병호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지드래곤은 마약 투약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으나 간이 시약 검사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소변·모발·손발톱)까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고 경찰이 마약 사건 관련 참고인 6인을 조사한 뒤에도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됐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박세완 기자·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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