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서 나온 탄소가 신성장 동력 됐다

2023. 12. 26. 11: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0일 찾은 전북 군산의 SGC에너지 열병합발전소.

SGC에너지는 2021년 11월 한국전력공사와 탄소 포집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지 2년 만에 CCU 설비를 완공했고 이듬달 공급까지 개시했다.

이병목 SGC에너지 사업부문 기술 담당 전무는 "한전으로부터 핵심 기술을 이전 받았지만 상세 설계 등에 대해선 자체 기술력이 필요해 설비 최적화 등에 전력했다"며 "이산화탄소 활용 분야와 관련해 기술, 경제성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경쟁력 있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군산 SGC에너지 ‘CCU 설비’ 가보니
하루 300t, 연 10만t CO₂ 포집
냉매용 등 액화탄산 10년치 계약
2030년 시장 규모 1090조 전망
“반도체급 초고순도 액화탄산 공급”
지난 20일 찾은 전북 군산의 SGC에너지 열병합발전소 내 CCU(탄소 포집·활용) 시설의 모습. 굴뚝 앞쪽으로 아파트 18층 높이의 은빛 흡수탑과 그보다 조금 낮은 재생탑이 나란히 서 있다. 군산=김은희 기자

지난 20일 찾은 전북 군산의 SGC에너지 열병합발전소. 우뚝 솟은 굴뚝과 크고 작은 탱크, 복잡하게 얽힌 배관까지 외관은 여느 발전소와 다를 바 없지만 이곳에는 특별한 ‘신상’ 설비가 있다. 바로 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가스에서 탄소를 포집해 액화탄산으로 만드는 CCU(탄소 포집·활용) 시설이다.

거대한 굴뚝 앞으로 아파트 18층 높이의 흡수탑과 재생탑이 자리 잡았고 배관을 따라 조금 떨어진 터에는 액화설비와 액화탄산 저장탱크 3기가 놓였다. 국내 최대 규모이자 민간 발전사로는 가장 먼저 도입한 CCU 설비다.

SGC에너지는 이달 5일부터 본격적으로 액화탄산을 생산해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탄소중립을 실천하면서 액화탄산 판매 수익과 탄소배출권 수익을 동시에 올릴 수 있는 일석삼조의 신규 사업이다. 유연탄 등을 태워 인근 산업단지에 열과 전기를 공급해 온 화력발전소, 흔히 말하는 ‘굴뚝회사’로서는 큰 변신이기도 하다.

이곳 발전소에선 하루 300t, 연간 10만t 규모의 이산화탄소가 포집된다. 보일러에서 나온 가스는 불순물을 없애는 전처리를 거쳐 흡수탑으로 간다. 흡수탑에서 아민 계열의 흡수제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모으고 재생탑에서 증기로 가열해 고순도의 이산화탄소를 뽑아낸다.

분리된 이산화탄소는 압축·액화를 통해 순도 99.9% 이상의 액화탄산으로 재탄생한다. 액화탄산은 드라이아이스로 가공돼 다양한 용도의 냉매로 쓰이거나 일부 용접용 가스로 사용될 예정이다. 향후 10년 치 생산 물량에 대한 공급계약까지 마쳤다.

SGC에너지는 2021년 11월 한국전력공사와 탄소 포집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지 2년 만에 CCU 설비를 완공했고 이듬달 공급까지 개시했다. 투자금은 총 570억원이다.

CCU 사업이 매출 면에서 보면 수익성이 높은 편은 아니다. 구체적인 계약금액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t당 30만원 선인 액화탄산 가격과 t당 1만원 선인 탄소배출권 가격을 고려하면 현재 기준 연수익은 31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수익사업으로 접근한 게 아닌 만큼 수익모델을 구축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SGC에너지 측은 설명했다. 자원순환형 발전소 구현이라는 환경적 가치, 향후 추가 투자를 통한 사업 발전 가능성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민간 발전 기업으로는 선도적으로 CCU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도 중요한 의의다.

CCU 기술은 탄소중립 구현에 꼭 필요한 기술로 꼽힌다. 신재생에너지 도입 등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더라도 철강, 석유화학, 정유 등 주요 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당장 완전히 없앨 수 없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일종의 업사이클링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액화탄산은 조선(용접), 유통(드라이아이스), 식품(탄산음료), 반도체(세정), 농업(성장촉진제)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된다. 경제적 부가가치가 크다는 의미다. 글로벌 이산화탄소 이니셔티브(GCI)는 2030년 CCU 시장 규모를 최대 8370억달러(약 1090조원)로 전망했다.

SGC에너지는 설비 가동이 안정되면 정제설비를 추가해 99.998% 이상의 순도가 요구되는 반도체급 초고순도 액화탄산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하루 이산화탄소 포집량도 450t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병목 SGC에너지 사업부문 기술 담당 전무는 “한전으로부터 핵심 기술을 이전 받았지만 상세 설계 등에 대해선 자체 기술력이 필요해 설비 최적화 등에 전력했다”며 “이산화탄소 활용 분야와 관련해 기술, 경제성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경쟁력 있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군산=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