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 , 곧 죽습니다' 서인국, 열정도 12배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작품을 향한 열정과 애정으로 각기 다른 12명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분량의 아쉬움은 괜한 기우. '이재, 곧 죽습니다'로 또 다른 인생캐를 만난 서인국의 이야기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극본·연출 하병훈)는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최이재(서인국)가 죽음(박소담)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죽음과 삶을 겪게 되는 인생 환승 드라마다. 서인국은 극 중 스스로 생을 마감한 최준생 최이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최이재의 환생 캐릭터 12명은 각각 배우 이도현, 이재욱, 최시원 등 다수 배우가 연기했다.
지난 15일 공개된 '이재, 곧 죽습니다' 파트1은 공개 첫 주 기준,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중 시청UV 2위를 차지했다. 1위 '술꾼도시여자들'과 견줄 만큼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작품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는 서인국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재밌다는 연락이 많이 온다. 반응이 좋아 너무 기분이 좋다. 감독님이 작품을 너무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장면마다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는 반응을 들을 때마다 좋았다"고 웃었다.
무엇보다 원작의 팬으로서 임했기에 더욱 뿌듯했을 터. 12명의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분량적인 아쉬움도 전혀 없다고 한다. 서인국은 "원작부터 재밌게 봤던 작품이다. 이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기분 좋은 작업이라 생각했다. 오히려 가문의 영광"이라고 뿌듯해했다.
이어 "소재가 너무 신박하고 신선하지 않나. 살다 보면 삶에 치여 안 좋은 선택을 하는 상황을 보기도 하고, 접하기도 한다. 최이재란 인물이 죽음은 하찮은 도구라 모욕하며 죽음을 선택하는데, 이후 삶을 이어갈 수 있다는 소재가 재밌었다. 그 안에 인물이 느끼는 삶의 교훈들도 너무 좋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원작 캐릭터의 싱크로율을 맞추기보다 자신만의 최이재를 만들어간 점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서인국은 "나만의 방식으로 무조건 표현하고자 했다. 세계관이 다른 평행 우주 속에 살고 있는 두 번째 최이재라고 생각했고, 다른 세계관을 만들고자 했다"며 "원작과 다른 부분은 최이재의 지질한 부분이다. '불행'에 포커싱이 돼야 했기에 초반부터 내성적이고 소심한 부분을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그렇게 최이재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나간 서인국. 이번엔 12번의 환생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의 모습을 보고 최이재를 입혀야 했다. 이는 내레이션 작업으로 진행됐다. 서인국은 "보통 내레이션과는 달랐다. 제가 했던 연기를 가지고 후반작업을 하는데, 이번 작품은 다른 분들의 표정과 감정을 보고 했다. 최대한 집중을 하며 감독님의 현장 디렉팅에 따라 진짜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작업했다. 재녹음한 것도 정말 많다"고 회상했다.
특히 극 중 환생 캐릭터가 죽고 나면 다시 최이재의 몸으로 돌아온다. 죽음의 모습도 각기 달라 연기 흐름이 자칫 어색할 수 있었지만, 서인국은 인물들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받았다. 그는 "감독님이 대단하신게 먼저 최이재를 촬영하고 저의 소스를 각각 다른 이재들한테 보여줬다. 이후 촬영된 것을 저와 함께 교류하며 움직였다. 때문에 12명의 최이재 모습들이 이질감 없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공을 감독에게 돌렸다.
CG완성본에도 만족스러움을 드러낸 서인국이다. 그는 "꽉 차있는 그린스크린 촬영은 처음이었다. 죽음의 은신처, 피바다 철벽, 지옥, 하늘에서 떨어지는 신이 있다. 최이재와 죽음이 지옥을 보는 신이 있는데, 실제론 정말 높은 곳에 올라가서 아래를 지켜본 거다. 밑엔 강풍기가 있었다. 촬영할 때만 해도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을 했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웠다"고 웃었다.
다만, 고소공포증으로 인한 내적 고통은 있었다고 한다. 서인국은 "고소공포증이 있는 줄은 알았는데, 심한 줄은 몰랐다. 진짜 힘들었다. 힘든 길이로 따지면 체력 고갈이 큰데, 그 순간 깊게 무섭다 보니까. 이번에 와이어 액션, 높은 곳에 올라있는 장면은 떨어지기 전에 감정신이 끝나 얼굴이 안 나온다. 떨어지면서도 감정을 넣어야할 때가 오면 잘할 자신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지옥 보는 장면은 참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저런 표정이 나온다는 걸 화면 보고 알았다. '저건 나도 잘했구나'란 생각이 들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인국은 '이재, 곧 죽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수 작품 속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표현하는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관련해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공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중은 저 인물이 처한 감정을 보고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이재가 죽음 봤을 때랑, 죽음이 나를 12번 죽이는 건 상상 속에서 자극할 수 있는 공감이다. 얼마나 공감을 안길 수 있을지를 중점으로 두고 연기한다"고 얘기했다.
때문에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도 "실제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다"며 "이번 작품은 설정이 정말 극한의 극한이다. 죽음으로까지 가는 과정을 12번 보여주고,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극한의 표현들을 마음껏 하며, 굉장히 재미있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드라마가 가진 교훈도 서인국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그는 "사소한 부분들이 소중하다. 가만히 있는 시간도 의미 없는게 아니라 내 뇌를 쉬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삶 속 작은 것에 감사한 마음이 생긴 것 같다. 제가 느낀 교훈을 시청자분들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희망했다.
내년 1월 5일 공개되는 파트 2를 향한 관전포인트도 전했다. 서인국은 "자신의 불행에 포커싱 된 사람인데 그걸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드라마다. 파트 2에는 이 고통들이 명확하게 보여진다"며 "배우 김재욱의 에피소드가 변환점이다. 잔인하지만 최이재의 선택이 대단하다 싶을 정도라 기대가 된다. 최이재는 12번의 죽음을 순순히 당하지만은 않는다"고 귀띔했다.
그의 내년 목표 속에도 '이재, 곧 죽습니다'의 흥행이 포함됐다. 서인국은 "파트 2로 모두가 깜짝 놀랐으면 좋겠다. 앨범도 준비하고 있으니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고, 또 다른 작품으로 인사드릴 것 같다. 열심히 일을 할 예정"이라며 밝게 웃었다.
"마음에 드는 작품, 하고자 하는 작품을 만나게 된다면 죽을 때까지 해볼 생각이에요".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Copyright © 스포츠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