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매매 의혹 수사요청"… 불씨 남은 한국타이어

장우진 2023. 12. 2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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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가 조현식 고문 등과 손잡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와 관련한 선행매매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에 정식 수사 요청을 하기로 했다.

'형제의 난'은 사실상 종결됐지만 시세 조정 등을 놓고 한국타이어와 MBK파트너스 간의 공방으로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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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판교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테크노플렉스. 한국앤컴퍼니 제공

한국타이어가 조현식 고문 등과 손잡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와 관련한 선행매매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에 정식 수사 요청을 하기로 했다.

'형제의 난'은 동생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승리로 사실상 종결됐지만, 시세 조정 등을 놓고 한국타이어와 MBK파트너스 간의 공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앤컴퍼니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금번 공개매수 사안에 대한 주주분들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MBK 파트너스의 공개매수 발표 이전에 벌어진 선행매매 의혹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조사를 요청할 것"이라며 "앞으로 유사한 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앤컴퍼니는 공개매수 전인 지난 8월 주식 대량 매매로 주가가 급등한 것이 이번 공개매수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공개되지 않은 투자세력이 공개매수 계획 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개인적 이득을 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한국앤컴퍼니의 지난 8월 당시 주가는 1만~1만1000원선을 형성했는데, 당시 한 달간 거래량은 2372만3070주로, 올 1~11월 전체 거래량(4880만3314주)의 절반(49%)에 가까운 규모였다. 특히 전일보다 주가가 10% 이상 오른 8월18일과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오기 전날인 21일 양일간 거래량은 1690만9202주를 기록했다. 22일 종가는 1만960원으로 전일보다 11.5% 내렸다.

한국앤컴퍼니는 올 들어 통상 월 100만~300만주의 거래가 이뤄졌으며 지분싸움이 본격화된 11월엔 729만주, 이달엔 22일까지 4800만주 이상을 각각 기록했다.

이후 조현식 고문 등과 손잡은 MBK파트너스는 지난 5일 한국앤컴퍼니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공시하고, 이후 주가가 급등하자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시작 10일 후 단가를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효성첨단소재가 주식을 추가 매입하면서 조현범 회장에 힘을 실어주고, MBK파트너스는 영업일 기준 마지막 날인 22일 최소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며 사실상 실패했다.

이날 MBK파트너스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 2호의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는 공개매수결과보고서를 통해 지분 8.83%에 해당하는 838만8317주가 응모했다고 공시했다.

MBK파트너스는 전날까지 주당 2만4000원에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1931만5214주)~27.32%(2593만4385주)를 공개매수로 매입할 계획이었지만, 최소 목표치에 미달하면서 응모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기로 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15일 조 명예회장이 조 회장을 돕기 위해 지분을 사들인 것을 놓고 시세조종과 주식 대량보유 보고 의무 위반 등이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한국앤컴퍼니에 대해 검토 후 조사하겠다고 전했지만, 누구를 구체적으로 언제 조사할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11월초 1만2000원 선에서 형제의 난이 불거지자 월말엔 1만4000원선으로 올랐다. 그러다 지난 5일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공시 이후엔 주가가 급등해 공시 당일부터 14일까지 2만1000~2만2000원 선을 오갔다.

공시 직전 거래량을 살펴보면 주가 급등 수혜가 외국인에게 쏠렸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올라온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거래실적을 취합해 보면 11월 한달간 한국타이어 주식을 외국인(기타 외국인 제외)만 139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기관(-24억원)과 개인(-165억원)은 모두 매도했다.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공시 직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4거래일 동안은 외국인이 20억6000만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5억6000만원, 개인은 21억7000만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장우진·김경렬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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