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 역대급 기술 수출…'ADC 항암신약' 무엇?
"내년에도 ADC 기술 대형거래 기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레고켐바이오가 항체-약물 접합체(ADC) 항암 신약 후보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전 세계 바이오의 기술 수출·M&A를 주도했던 ADC가 주목받고 있다.
ADC 신약 개발 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2일(미국시간) 미국 얀센 바이오텍과 'LCB84'(Trop2-ADC)의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계약에 따라 레고켐바이오는 얀센에 ADC 후보물질인 LCB84의 전 세계 개발·상용화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게 된다.
레고켐은 반환의무가 없는 선급금 1억 달러(약 1300억원)와 단독 개발 권리행사금 2억 달러(약 2600억원), 개발·허가·상업화 성공 시 발생하는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17억 달러(약 2조2400억원)를 받게 된다. 순매출 발생에 따라 별도의 로열티도 지급받는다.
레고켐바이오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계약 규모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단일물질(복수물질·플랫폼 및 반환된 기술 이전 제외) 기술 이전 중 최대 금액이다. 기술 개발이 중간에 종료되더라도 파트너사(얀센)에 반환할 필요 없는 선급금이 1억 달러(1300억원)로 단일물질 계약 중 가장 크고, 단계별로 성공해야 받는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 규모(17억 달러)도 단일물질 중 가장 크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번 계약을 포함해 총 13건의 ADC 기술 이전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약 8조7000억원의 누적 계약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기술 이전의 주인공은 ADC 항암제다. ADC는 암세포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에 강력한 화학독성 항암제(페이로드)를 결합해 유도미사일처럼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제다. 특정 세포의 특정 단백질 혹은 수용체에 결합해서 항체에 접합된 약물을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함으로써 다른 세포에는 해를 주지 않고 특정 세포만을 공격한다. 기존 화학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많은 국내외 제약사가 개발에 뛰어들었다.
경기 한파에도 올 한해 ADC 신약 개발 기업에 대한 투자와 거래는 활발했다. 미국 화이자는 ADC 선두기업 시젠을 430억 달러(약 56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ADC 항암제 '엔허투'로 성공 가도를 걷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5월 중국 라노바 메디신스로부터 ADC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도 ADC 플랫폼 개발 기업 피노바이오가 최근 미국 바이오테크 컨쥬게이트바이오와 3200억원 규모의 ADC 플랫폼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종근당은 올해 2월 네덜란드의 시나픽스와 ADC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ADC 플랫폼 개발 전문 피노바이오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셀트리온은 영국의 ADC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대한 지분도 추가 확보했다.
이번에 레고켐이 기술 이전한 LCB84는 이 회사의 차세대 ADC 플랫폼과 메디테라니아로부터 기술 도입한 Trop2 항체가 적용됐다. 최근 미국에서 임상 1·2상에 진입했다. 다른 경쟁 약물과 달리 암세포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잘린 형태의 Trop2 항원을 타깃한다는 차별점을 갖는다.
향후 레고켐바이오와 얀센은 진행 중인 1·2상 임상을 공동 진행할 계획이다. 단독 개발 권리 행사 이후에는 얀센이 전적으로 임상 개발 및 상업화를 책임지게 된다.
IBK투자증권 이선경 연구원은 '2024년 제약바이오 반등 가능성 진단 보고서'에서 "2018~2023년 거래된 ADC 딜은 총 150건이다"며 "이는 2015년 전후 면역항암제 계약 건수와 유사한 수준으로 ADC 분야의 추가적인 대형 기술이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2024년에도 ADC, 이중 항체,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지속적인 대형 기술 이전 발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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