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제2의 한남더힐 꿈꾸는 '한남하이츠'

신유진 기자 2023. 12. 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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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두 번 해임에 사업 속도 지지부진

[편집자주][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는 1982년 준공돼 올해 41년차 된 단지로 최고 14층 총 8동 535가구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6월 새롭게 구성된 조합 집행부는 대형 설계업체와의 계약을 특별한 사유 없이 해지해 사업을 지연시켜 조합원들은 해임을 추진했다. /사진=머니S 신유진 기자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조합 내홍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3년 전 조합원들은 자산 감정평가 결과를 놓고 반발해 조합장과 임원들을 해임시킨 뒤 지난해 6월 새 조합장을 선출했다. 하지만 새롭게 구성된 조합 집행부마저 대형 설계업체와의 계약을 특별한 사유 없이 해지해 사업을 지연시켜 조합원들은 해임 총회를 열었다.


2010년 안전진단 통과, 관리처분인가 전 13년째 제자리


한남하이츠는 성동구 인근 용산구의 대표 고급단지로 손꼽히는 한남동 한남더힐을 표방하고 있다. 강북권의 고급 단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남하이츠는 1982년 준공돼 올해 41년차 된 단지로 최고 14층 총 8동 535가구로 이뤄져 있다.

한남하이츠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옥수동 220-1 일대 4만8837.5㎡에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230%, 지하 6층~지상 20층 아파트 10개동 790가구(임대 3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지을 예정이다.

지난 12월15일 찾은 한남하이츠는 옛날 아파트의 상징인 복도식 구조가 눈에 띄었다. 아파트 외벽은 빛이 바래 페인트칠이 벗겨졌고 콘크리트도 갈라져 있었다. 차단기가 따로 없어 아파트 관리인이 외부 차량을 단속하고 있었다. 아파트 곳곳마다 '외부 차량 불법주차 강력단속' 현수막이 걸려있다.

한남하이츠는 2010년 5월 안전진단을 통과한 뒤 정비계획을 수립, 2017년 2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조합에 따르면 공동사업시행 방식으로 정해 2020년 1월 총회를 열고 공동사업시행자로 GS건설을 선정했다.

같은 해 5월 성동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감정평가를 거쳐 11월 조합원 전원이 분양신청을 했다. 이 과정에 일부 조합원이 자산 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합장과 임원들을 해임시켰다.
사진=머니S 신유진 기자


설계업체 계약 해지 논란


조합 집행부를 교체한 후 관리처분인가를 준비하며 순조로울 듯했던 사업은 다시 제동이 걸렸다. 새로 선출된 새 조합장은 지난 1월 총회를 열어 설계 계약이 완료한 설계업체 디에이(DA) 건축과 계약을 해지했다.

조합원들에 따르면 집행부가 설계업체와 정비업체의 계약을 해지한 사유에 대해 이유와 사정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아 논란이 제기됐다.
설계 계약 해지 시 새로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체된 만큼 사업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조합원들은 조합장 해임을 위해 비대위 성격의 '한남하이츠 바로 세우기 모임 본부'를 결성해 조합장 해임을 추진했다.

한남하이츠 조합원 A씨는 "관리처분인가만 받으면 이후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될 텐데 조합장이 설계업체와 계약 해지를 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며 "조합장 해임 과정에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사업 정상화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사진=머니S 신유진 기자
조합원들은 현 조합장에 대한 해임 총회를 열고 조합장 해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만 조합장이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법원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조합은 다음 달 법원 결정이 나온 후 정식 해임 절차를 밟는다는 예정이다.

조합도 현 상황을 답답해하긴 마찬가지. 다만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조합 관계자는 "비대위에서 해임을 통과시켰다고 하지만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해임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불안해했다.

설계업체 해지로 공동사업시행자인 GS건설 역시 난감한 상황이 됐다. GS건설 관계자는 "설계안이 확정된 후에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수 있어 시공사 지정 당시 제안한 사업 내용 이후로 현재까지 추가로 진행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해당 단지는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가구당 91.08㎡(27.6평)에 달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합원들은 설계업체를 변경한 후 신규 업체를 지정해 새 설계안을 제안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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