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원장 “AI는 신뢰가 핵심…필요하면 에이닷 정식 조사”

임지선 2023. 12. 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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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개인정보보호위원장에 취임하고 올해 10월에는 유엔(UN) 인공지능 고위급 자문기구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고학수 위원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인공지능 기술에 있어 신뢰가 핵심 가치"라며 "일반 시민들의 시각에서 불안한 기술은 아닌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통신비밀보호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이 인 에스케이텔레콤(SKT)의 인공지능 통화녹음 서비스 '에이닷'에 대해 "점검 뒤 필요하면 정식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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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수 위원장, 송년 기자간담회서 언급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마포에서 열린 ‘인공지능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개인정보위 제공

지난해 10월 개인정보보호위원장에 취임하고 올해 10월에는 유엔(UN) 인공지능 고위급 자문기구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고학수 위원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인공지능 기술에 있어 신뢰가 핵심 가치”라며 “일반 시민들의 시각에서 불안한 기술은 아닌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통신비밀보호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이 인 에스케이텔레콤(SKT)의 인공지능 통화녹음 서비스 ‘에이닷’에 대해 “점검 뒤 필요하면 정식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고학수 위원장은 20일 기자들과 송년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인공지능 기술 규제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최근 ‘에이닷’의 위법성 여부에 논란이 일자 가장 먼저 실태점검에 나선 곳이 개인정보위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만 점검할 수 있는 개인정보위는 업무 범위상 ‘에이닷’이 통화 당사자들의 동의 없이 ‘제3자’ 입장에서 통화를 녹음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하는지 여부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

‘에이닷 전화’는 ‘에이닷’ 앱을 아이폰에 내려받은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자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해당 가입자만 동의하고 나면 이후 통화내용을 녹음하고 생성 인공지능 ‘챗지피티(ChatGPT)’를 통해 통화 녹취록 파일 생성, 통화 내용 중 일정·전화번호 등 정보 추출, 통화 내용 요약 등을 제공한다. 개인정보 중 민감정보로 분류되는 음성이 상대 동의 없이 활용되고 통화 중 언급된 개인정보가 저장되는 점 등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고 위원장은 “인공지능 주요 서비스에 대한 실태점검을 계획하던 중 에이닷에 대한 논란이 일어 바로 나서게 됐다”며 “에스케이텔레콤이 어떻게 에이닷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자료를 받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아직 예단을 갖고 보는 단계는 아니지만 실태점검 뒤 본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면 정식 조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통화녹음’의 인기에 비슷한 서비스가 연이어 나올 수 있다는 데는 우려도 표시했다. 고 위원장은 “데이터 흐름 맥락에서 통화 당사자들에게 어떤 형태로 동의를 받았는지, 통화 데이터가 이용자의 기기에서 수집되는 것인지 (기업의) 서버나 다른 데로 넘어가는 것인지 등을 조심히 살펴야 한다”며 “통화 데이터가 ‘서버1’로 갔다가 ‘서버2’로도 가고 하는 것인지 데이터의 흐름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19세기 중반 영국 적기조례(증기차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기술과 시장의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한 시대착오적인 법이라 비웃을 수도 있지만 결국 그 당시 일반 시민 시각으로 보면 불안했던 것”이라며 “신뢰가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기술이 불편하고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 같으면 사람들은 안 쓴다. 왜 이렇게 신뢰를 형성하지 못하고 불안감을 안겨줬는지 질문하고 이 불안한 기술을 써도 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국제무역을 연구한 경제학자이자 인공지능을 연구한 법학자이기도 한 고 위원장은 서울대 로스쿨 교수 시절에 서울대 인공지능 이니셔티브를 만들었고 한국인공지능법학회 회장을 지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0년 8월에 장관급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했고 고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취임했다. 이후 챗지피티의 등장으로 ‘인공지능 열풍’이 불며 국내외 인공지능 규제 논의를 이끌어왔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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