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간 봉사한 박원숙씨·‘묻지마 폭행’ 여성 구한 父子에 ‘LG의인상’

LG복지재단은 자폐증이 있는 두 아들을 키우며 29년간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꾸준히 봉사에 매진한 박원숙(61)씨, 길거리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하던 여성을 구하고 범인 검거를 도운 이상현(60), 이수연(24)씨 부자(父子)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6일 밝혔다.

29년간 발달장애인, 노인 봉사 활동을 이어온 박원숙(61·왼쪽)씨와 '묻지마 폭행' 현장에서 피해 여성을 돕고 범인 검거에도 기여한 이상현(60·가운데), 이수연(24)씨 부자(父子)./LG복지재단

박씨는 1995년부터 29년간 꾸준히 장애인·노인 복지시설 급식지원, 독거노인 목욕봉사, 장애인 가정 방문봉사, 장애아동 상담·체육지도 등 여러 봉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박씨는 “아픈 아이들을 기르며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에 우연히 한 독거노인 봉사활동에서 큰 기쁨을 느끼게 돼, 하나씩 더하다 보니 어느덧 30년 가까이 됐다”며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면서 저도 행복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울산광역시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와 새마을부녀회 등에서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고, 뜨락적십자봉사회와 여명봉사단 등 2개 봉사단체에서는 회장을 맡고 있다.

이상현·이수연씨 부자는 지난 11월 18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길거리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30대 여성을 목격했다. 범인은 길을 걸어가던 여성을 넘어뜨린 후 목을 조르며 주사기를 찌르고 있었고, 여성이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었다.

현장으로 달려간 두 사람은 도망가는 범인을 따라가 붙잡았고, 몸싸움 과정에서 아들 수연씨는 범인이 휘두른 칼에 왼쪽 얼굴이 베여 큰 상처가 나기도 했다. 범인이 다시 도망가자 수연씨는 피를 흘리면서도 아버지와 함께 범인을 계속 뒤쫓았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범인을 체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수연씨는 “당시 범인을 놓치면 다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생각에 피를 흘리고 있다는 사실도 잊고 아버지와 같이 끝까지 쫓아갔다”고 했다.

LG 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오랜 기간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시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총 22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