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 서울 집주인들, 전세보증금 평균 7000만원 돌려줘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 63아트를 찾은 관람객이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올해 4분기 서울 아파트 역전세로 임대인이 임차인에 돌려준 보증금이 7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지만, 2년 전인 2021년 4분기 전셋값이 임대차 3법 등 영향으로 고점을 찍은 탓이다.

26일 부동산R114가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를 2년 전 동기간 계약(동일단지, 동일면적 기준)과 비교 분석한 결과, 올해 4분기 체결된 전세 거래 보증금 평균값은 5억9891만원으로, 2021년 4분기 6억7070만원과 비교해 7179만원 낮았다. 올해 4분기 전세 계약을 새로 체결한 집주인은 평균 7179만원을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준 셈이다. 올해 3분기 계약된 전세 평균 보증금은 5억7569만원으로 2년 전(6억4136만원)보다 6567만원 낮았다. 4분기 들어 보증금 반환 규모가 커진 것이다.

4분기 반환 보증금이 3분기보다 늘어난 것은 올해 3분기 대비 4분기 보증금 상승액(2322만원)보다 2년 전인 2021년 3분기 대비 4분기 보증금 상승액(2934만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전셋값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2년 전 역대 최고 수준의 높은 전셋값으로 인해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 부담은 더 확대됐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평균 1억6659만원을 돌려준 것으로 나타나 보증금 반환액이 가장 컸다. 이어 서초구가 평균 1억5140만원, 용산구 1억3885만원, 송파구 1억808만원, 동작구 1억525만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전셋값이 상승하고, 집주인에 대한 전세금 반환대출 시행으로 역전세로 인한 시장 혼란은 체감되지 않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전셋값이 작년 1월 최고점을 찍고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내년부터는 역전세 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약 1만가구 수준으로 1990년 조사 이래 최저를 기록하는 등 일시적인 공급 부족에 따른 전셋값 불안 요인이 있다”며 “다만 내년 집값이 약세로 전망되고, 고금리 정책 속에 역전세난이 완전히 해소되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의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