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비자금'에 위기감 커졌지만…정치개혁 논의는 헛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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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 유력 정치인들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연이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당내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으나, 정치 개혁을 논의는 당내 이견 탓에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6일 진단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당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정치 개혁 문제를 논의할 조직을 내년 이른 시기에 창설할 방침이지만, 당내 역학관계와 수사 상황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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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기시다, 지도력 발휘할 기미 안 보여…대응 잘못하면 치명상"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 유력 정치인들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연이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당내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으나, 정치 개혁을 논의는 당내 이견 탓에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6일 진단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당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정치 개혁 문제를 논의할 조직을 내년 이른 시기에 창설할 방침이지만, 당내 역학관계와 수사 상황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비자금 스캔들'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는 마쓰노 히로카즈 전 관방장관 등 핵심 인사 4명 외에 하기우다 고이치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아베파는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를 주최하면서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분의 돈을 다시 넘겨줬으며, 이를 계파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와 개별 의원 장부에 기재하지 않은 방식으로 5년간 총 5억엔(약 46억원) 정도를 비자금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자민당과 정권 내에서는 충격이 확산하고 있고, 정치 개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특히 파벌에 속하지 않아 '비자금 스캔들'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자민당 중진들은 연일 정치 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무파벌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전날 취재진에 "큰 불신을 낳고 있다. 매우 유감스럽다. 당연히 정치 개혁과 당 개혁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선호도 1위로 꼽힌 바 있는 무파벌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도 지난 24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민당은 궁지에 몰려 있다"며 기시다 총리를 향해 "(메시지 등을) 발신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파벌 해체까지 주장하는 무파벌 의원들과 파벌에 속해 해체를 반대하는 의원들 사이에는 정치 개혁을 보는 시선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아사히는 짚었다.
아울러 수사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 개혁 문제 결론을 내는 데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는 견해도 상당하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앞서 자민당은 전후 최대 정경유착 스캔들로 알려진 이른바 '리쿠르트 사건'으로 1989년 파벌 정치자금 모금 행사 자제 등을 명시한 개혁 방침을 내놨지만, 이는 사실상 사문화됐다.
이와 관련해 자민당의 한 간부는 "30년 전의 정치 개혁은 자민당 분열로 이어졌다"며 대규모 개혁은 당내 균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처럼 다양한 의견을 통합해 정치 개혁 성과를 내야 하지만, 그가 지도력을 발휘할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지지통신은 짚었다.
그러나 아베파 주요 인사가 내년 1월에라도 입건될 경우 정권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논의를 차일피일 미루기도 힘든 상황이다.
자민당의 한 각료 경험자는 "수사가 진척되면 자민당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이라며 "대응을 잘못하면 (정권에) 치명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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