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유보금 배당안해” 재계 전망 완전히 뒤엎었다…김홍국의 결단

HMM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은 HMM이 보유한 유보금은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에 우선 사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HMM 함부르크호. [사진 출처 = HMM, 연합뉴스]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은 HMM이 보유한 유보금이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에 우선 사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배당을 통해 유보금을 사용할 것이라는 재계 일각의 전망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HMM의 유보금 규모는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림그룹은 26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HMM의 유보금은 현재의 불황에 대비하고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데 최우선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HMM을 인수하더라도 유보금은 별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림그룹은 또 “선대 규모나 경쟁력에서 HMM을 훨씬 앞서는 글로벌 1, 2위의 해운사들은 훨씬 많은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불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특히 불황이 예견되는 상황에서는 기본적으로 배당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해운 계열사 팬오션과 HMM의 합병, 또는 사업구조 조정 등이 이뤄질 것이란 재계 전망에도 하림그룹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하림그룹은 “사료 닭고기 등 동일업종에서 경쟁을 벌이다 인수합병을 통해 계열사가 된 회사들도 기존의 회사명이나 브랜드, 제품 등을 유지하며 오히려 더 심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독립 경영을 통한 시장경쟁’의 경영원칙이 팬오션과 HMM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림그룹의 이같은 설명은 경영권 확보 후에도 인위적인 합병이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공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림그룹은 또 “영구채 전환 유예를 통해 추가 배당을 받을 의도는 전혀 없다”며 수정의견 제안(마크업)은 협상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이 사실처럼 유포되고 있어 비밀유지계약의 범위 내에서 사실관계와 우선협상대상자로서 입장을 밝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운산업의 현실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절차가 잘 마무리되면 HMM이 국적선사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 해운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