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야권운동가 나발니, 3주만에 소재 확인…시베리아 교도소에 이감
수감 도중 행방이 묘연해졌던 ‘푸틴의 정적’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지역에 있는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25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나발니를 찾았다”며 “그는 현재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하르프에 있는 IK-3(제3교도소)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그의 변호사가 면회했으며 알렉세이는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발니의 소재가 확인된 것은 야르미시가 마지막 접견을 했다고 밝힌 지난 6일 이후 거의 3주 만이다. 앞서 야르미시는 엑스에 “나발니가 어디 있는지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된 것이 벌써 6일째”라면서 나발니와 연락이 두절됐다고 알린 바 있다.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운동가인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힌다. 2011년 창설한 반부패재단을 통해 러시아 정부와 고위 관료들의 비리 등을 폭로하며 푸틴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받다가 지난해 1월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이후 불법 금품 취득, 극단주의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나발니는 앞서 수감 중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다며 교도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뒤 온라인으로 재판에 참석해왔다. 그러나 지난 7일과 11일 온라인 법원 심리에 불참하고, 변호인의 면회도 차단되면서 행방을 찾을 수 없게 되자 그의 지지자들은 물론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도 그의 신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나발니의 동료이자 반부패재단 대표인 이반 즈다노프는 “분명 처음부터 러시아 당국이 특히 대선을 앞두고 그를 격리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나발니가 이감된 제3교도소는 러시아 최북단에 있는 고립된 교도소로, 가장 가혹하고 외진 교도소 중 하나로 알려졌다.
크렘린궁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나발니의 소재가 확인된 것을 환영하면서 러시아에 반체제 인사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여전히 나발니의 안녕과 그의 부당한 구금 상태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나발니를 조건없이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 정부가 독립적인 목소리에 대해 탄압 수위를 높이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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