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치솟고 ‘서울 쏠림’ 심화… 연말 조정기에도 전셋값 ‘상승세’
전국 3.3㎡당 분양가 285만원↑
마포·성동 84㎡ 14억까지 뛰어
서울 평균 청약경쟁률 ‘59대 1’
대구·울산 등은 미분양 사태
역전세난 공포 확산 월세 선호
매매가 회복 이후 전세로 유턴
내년 공급↓…전셋값 상승 강화
올해 부동산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분양가 상승 △양극화 심화 △연말 약세 전환에도 전셋값 지속 상승 등으로 요약된다. 올해 분양 성적은 입지, 가격 경쟁력 등에 따라 온도 차가 극명했다. 높아진 분양가와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 등으로 청약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졌다. 분양가 인상과 함께 기존 주택 가격도 차츰 회복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오르자, 결국 10∼11월로 가면서 주택 매입 수요가 다시 줄었다. 내 집 마련을 미루게 되면서 매매 가격이 꺾여도 전세 가격은 계속 치솟는 상황이 펼쳐졌다.
지난해 하반기 추락을 거듭하던 부동산 시장은 연초 발표된 ‘1·3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의 영향으로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에 하반기에는 미뤄뒀던 분양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2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는 전국에서 23만1549가구가 공급됐다. 지난 2010년 17만2670가구 이후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상반기와 하반기엔 차이가 있었다. 상반기 분양실적은 7만4723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45%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4분기에는 연간 총 공급량의 절반에 가까운 10만5190가구가 집중됐다.
◇서울은 과열, 지방은 미분양 속출 ‘양극화’=고금리 장기화로 수요층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탓에 선별 청약 경향이 뚜렷했다.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지난 12일 집계 기준)은 12.3대 1로 파악됐다. 지난해 7.5대 1보다 경쟁률이 높아졌다. 하지만 지역별 청약 양극화는 더욱 심화했다. 시도별로 청약경쟁률이 전국 평균을 웃돈 지역은 지난해 8곳에서 올해 3곳으로 줄었다. 반면 경쟁률이 1대 1에도 못 미친 지역은 2곳에서 3곳으로 늘었다.
서울은 평균 청약경쟁률 59.5대 1을 찍으며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외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고, 규제지역은 추첨제 확대와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허용,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선(12억 원) 폐지 등으로 청약 시장에 불이 붙었다. 반면 지방에서는 충북, 대전 등 산업단지 인접지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에 한해서 청약성적이 좋아졌다. 대구(0.1대 1), 울산(0.5대 1) 등은 청약경쟁률이 1대 1에도 못 미쳤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미분양 누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지역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공급 재개를 조심스러워하는 기류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및 수도권 안에서도 하반기에는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으면 외면받는 모습이 나타났다. 거래량 회복세 역시 지방보다 수도권, 비(非)아파트보다 아파트에 집중되며 양극화가 심화했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1∼10월 누적거래량 중 아파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었지만, 비아파트는 되레 36% 줄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분양가=올해 전국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지난 13일 집계 기준)는 1806만 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521만 원보다 285만 원이나 뛰었다.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격은 3529만 원으로 지난해 3476만 원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한강 이북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이 몰렸는데도 마포·성동·동대문구 등에서 전용면적 84㎡ 기준 13억∼14억 원대로 분양가가 책정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짚었다. 이어 제주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2447만 원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고 △광주 2131만 원 △부산 1952만 원 △경기 1885만 원 등 순이었다. 다만 미분양이 많았던 울산과 대구 등에서는 위축된 경기가 반영돼 분양가도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 상승, 인건비 증가 등으로 공사비가 올라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규제지역 해제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서울 강남 3구 및 용산구로 축소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건설업계에서는 국제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 값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내년에도 추가적인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월부터 전세가격 상승=올해 상반기 전세 시장은 위기를 맞았다. 2020∼2021년 급등한 가격으로 체결했던 전세 계약의 만기가 돌아오고, 전세 사기 사건들이 터졌다. 이에 가격 하락으로 기존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난 공포가 확산하고, 전세 기피·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났다. 하지만 매매 가격 회복과 함께 전세보증금반환 특례대출 시행, 너무 뛴 월세 부담에 따른 전세 유턴 등으로 전세 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전세 사기 사건 이후 빌라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아파트 전세로의 쏠림 현상도 나타났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 7월 가격 내림세가 멈췄고, 11월까지 오름세가 점차 강화하고 있다. 서울 전세 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2월에 0.94% 하락해 저점을 찍은 뒤, 6월까지 낙폭이 줄어들었다. 7월 보합을 거쳐 8월부터는 4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매매 거래의 상승장이 끝나고 가격이 하락 전환했으나 전셋값은 오름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내년에는 공급 감소가 전세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내년 예정된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3만3520가구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감소 물량이 서울(-2만1853가구)과 인천(-1만7551가구)에 집중된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수도권 신축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가 내년 전·월세 임대차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피스텔 시장은 그야말로 혹한기=오피스텔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모두 쪼그라들었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는 2021년 상반기 3만2228건에서 하반기 3만740건, 지난해 상반기 2만7276건, 하반기 1만6224건, 올해 상반기 1만3684건, 하반기 1만1191건 등으로 계속 감소했다. 고금리에 시세 차익 기대도 낮아져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전국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호황기였던 2021년 5만6724실에서 지난해 2만6314실, 올해는 1만6308실로 급감해 13년 만에 2만 실 밑으로 떨어졌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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