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발탁 안 돼 아쉬운 K리거들[K리그 결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 명단은 최근 어떤 변동사항에도 거의 그대로다. 최전방 자원 황의조(31·노리치)가 불법 촬영 혐의 여파로 당분간 제외되고, 풀백들의 경기력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리지만 큰 변화가 없다.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이 많은 만큼 팬들이 A대표팀 명단에 새로 들었으면 하는 이름들도 늘고 있다.
가장 첫 손에 꼽히는 선수는 2023시즌 득점왕인 주민규(33·울산)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달 아시안컵을 앞두고 세대교체보다는 당장 우승을 달성시킬 수 있는 선수들 간 조직력을 강조한다. 황의조가 아시안컵까지 돌아올 수 없는 상황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인 주민규는 대체 자원으로 떠올랐지만, 12월 국내 소집명단에서도 끝내 제외됐다.
주민규는 이번 시즌 17골을 몰아넣으며 울산의 2연패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다소 느린 발, 좁은 활동 반경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뛰어난 위치 선정과 탁월한 마무리 능력이 이를 상쇄한다. 라인을 뒤로 물리는 팀을 상대하거나 다득점 경기가 필요할 때 주민규의 진가가 드러날 수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인 황재원(21·대구)도 주목할 만하다. 대구FC의 라이트백 황재원은 프로 데뷔 때부터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오프더볼 움직임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과감하게 공격작업에 가담하고, 날카로운 킥까지 장착해 더욱더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지난 5월 20일 대전 하나시티즌전부터 이후 5경기를 치르는 동안 1골 3도움을 올리면서 K리그 선정 5월 이달의 영플레이어상도 받았다.
황재원이 가세한다면 대표팀의 풀백 경쟁 체제는 불이 붙을 전망이다. 현재 왼쪽의 김진수(31·전북), 오른쪽 김태환(34·울산)까지 포함하면 대표팀 풀백 중 20대는 설영우가 유일하다. 다만 황재원은 주로 스리백을 들고나오는 대구 전술상 윙백으로 자주 활약하는데, 풀백으로 설 때는 수비력이 다소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점을 보완한다면 세대교체 시기도 당길 수 있다.
좌우 측면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박승욱(26·김천)은 활용도 면에서는 기존 대표팀 자원들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풀백은 물론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설 수 있다. 2023시즌 포항 스틸러스를 지휘했던 김기동 FC서울 감독은 팀의 부상자 상황, 전술적 필요에 따라 박승욱을 여러 포지션에 세우며 전력 누수를 막았다. 박승욱은 패스도 뛰어나 포항에서 역습의 시발점 역할도 맡았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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