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홍명보, 그리고 김기동과 이정효···2023년 명장열전[K리그 결산]

윤은용 기자 2023. 12. 2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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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2023년 K리그1 최고의 감독은 울산 HD FC를 2연패로 이끈 홍명보 감독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 외에도 2023년 K리그1을 뜨겁게 달군 명장들이 쏟아져 나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전북 현대의 독주를 끝내고 1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울산은 올해는 시즌 개막부터 승승장구하며 독주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는 ‘우승 멘털리티’가 울산 선수들 사이에 깊숙이 자리 잡기 시작한 첫 시즌이라는 점에서 홍 감독의 지도력을 눈여겨볼 만하다. 울산은 잘나가던 올해 6월 박용우 등 일부 선수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종차별적인 언사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 팀 분위기가 무너지는 위기를 맞이했다. 여기에 박용우가 해외로 이적하며 조직력마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갑작스러운 위기에서도 선수들을 다잡았다. 홍 감독은 시즌 막판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독려하며 결국 지난해보다 더 빠르게 우승을 확정지었다. 성격유형검사(MBTI)까지 하면서 선수들 개개인을 다 파악할 정도로 소통을 중시하는 홍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2023년 내내 빛을 발했다.

울산에 밀려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김기동 포항 감독과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올해 내내 보여준 성과도 뛰어났다.

김기동 FC서울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근 FC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포항에서 엄청난 성과를 냈다. 울산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랐고,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는 전북 현대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여기에 진행중인 2023~2024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는 K리그 4팀 가운데 유일하게 조 1위로 16강을 확정하는 기염을 토했다. 모기업 포스코가 늘 충분한 자금 지원을 해주지 않는 상황에서도 매년 꾸준하게 포항을 상위권으로 이끌었던 김 감독이 최근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한 서울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광주를 3위로 이끌고 다음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진출시킨 이 감독은 올해 K리그1 최고의 스타였다. 지난 2월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한국 정서상 나를 시기하고 내가 안 되길 바라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잘하면 잘한다고 칭찬해주면 된다”고 작심 발언을 꺼내는 등 시작도 전에 화려한 언변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정효 광주FC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언변만 화려하고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문제지만, 이 감독은 광주를 상위권으로 이끌며 자신의 말을 지켰다. “저런 축구에 져서 분하다”, “전북 감독의 연봉이 얼마인가” 등 겉보기에 불쾌해 보일 수 있는 발언들이 계속 나왔지만 강한 선수단 장악력과 지도력 등을 바탕으로 성적을 내면서 오히려 신선하다는 반응과 함께 팬들의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부 팬들은 역시 능력이 뛰어나고 직설적인 입담으로 유명한 조제 모리뉴 AS로마 감독에 빗대 ‘한국의 모리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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