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어도 거기엔 돈 안 써요”…코로나 때보다 더 안 팔린다는데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12. 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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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당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화장품 시장이 엔데믹 후에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전국에서 소비자들이 개인 신용카드로 화장품을 구매한 총액은 1829억원으로 집계됐다.

화장품 구매액은 잇달아 감소한 뒤 지난해 2월 1514억원을 저점으로 소폭 반등했으나, 올해 들어서도 월간 총액이 2000억원을 거의 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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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6회 KITA 해외마케팅종합대전에서 국내외 바이어들이 상품 전시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팬데믹 당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화장품 시장이 엔데믹 후에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전국에서 소비자들이 개인 신용카드로 화장품을 구매한 총액은 182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면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2020년 3월(1843억원)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화장품 구매액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2019년 12월 2382억원에서 이듬해 1월 2261억원, 2월 2075억원 등 순으로 급락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고강도 방역수칙 시행과 재택근무 증가로 화장품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메이크업 화장품 구매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화장품 시장의 위축은 엔데믹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화장품 구매액은 잇달아 감소한 뒤 지난해 2월 1514억원을 저점으로 소폭 반등했으나, 올해 들어서도 월간 총액이 2000억원을 거의 넘지 못하고 있다.

전체 개인 신용카드 결제액이 지난 7월 62조2989억원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대조된다. 그만큼 화장품 시장 침체의 골이 유독 깊다는 의미다.

내년 전망 역시 어두운 편이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보고서에서 내년 화장품 시장 전망에 대해 “올해와 도긴개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 연구원은 “내년 국내의 생활소비재 지출이 축소되겠다”며 “고금리 영향으로 소비 지출 여력이 감소하고 소비 밀접 도소매향 지출 비중 또한 축소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기업들 역시 단기 반등을 전망하고 있지 않다.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7~9월) 보고서에서 “전반적인 화장품 수요 둔화가 지속돼 단기간 내 성장세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화장품 시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년 메르스, 2017년 사드 배치 등 여러 고비에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왔으나, 엔데믹 후 시장 정체는 이전과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

고물가 기조로 ‘가성비’가 부각되면서 저가 중소형 브랜드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8일 보고서에서 “소비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대표적인 불황 트렌드인 저가 소비 행태가 강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경기 소비재 중에서도 유행이 빠르고 트렌드에 민감한 화장품 산업에서 이런 변화가 가장 선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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