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벌써 내년 서울림 기다려요" '서울시 체육인의 밤' 수상,경기고X방산고X청운중 선생님과의 따뜻한 재회
"우리 아이들이 '서울림운동회' 오길 잘했다고, 내년에도 하고 싶다고 해요."
지난 20일, 서울시장애인체육회와 서울시체육회가 함께 주최한 '서울특별시 체육인의 밤' 시상식에서 반가운 얼굴을 다시 만났다. 지난 10월 28일 '장애학생 페스티벌-2022년 서울림운동회'(스포츠조선-서울시장애인체육회 주최, 서울시-서울시교육청, 문체부-대한장애인체육회 후원)는 마무리까지 행복한 운동회였다. 서울시장애인체육회와 스포츠조선이 선수단 규모 및 참여도, 정식종목 순위, 통합스포츠클럽 현장 모니터링을 지표로 서울림운동회 우수학교 6개교(중고 각 3개교)를 선정, '서울시의장상' '서울시장애인체육회장상'을 추천했고,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서울시장애인체육회장)과 이종환 서울시의회 문화체육위원장이 참석한 시상식에서 공항고, 경기고, 방산고와 청운중, 중화중, 수서중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엔 경기고 이명순 특수교사, 방산고 박미숙 특수교사, 청운중 지현승 특수교사 등 열정적인 '서울리머' 교사들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서울림운동회, 그날 이후
시상식 현장에서 만난 교사들은 '서울림' 후기를 가감없이 전했다. 첫 출전이었던 방산고는 골밑슛 릴레이에서 1위, 단체줄넘기에서 3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경기고는 단체줄넘기 2위, 골밑슛 릴레이 3위에 숏폼 공모전 대상을 받았다. 청운중은 스태킹릴레이 우승과 함께 골밑슛 릴레이 3위에 올랐다. 수상교의 공통점은 학교장, 체육교사 등 전학교의 관심과 지지였다.
지현승 청운중 특수교사는 "결과보다 함께 어울리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아이들에게 결과를 '푸시'하고 싶지 않았다. 열심히 성실히 준비하자고만 했는데 결과가 잘 나왔다.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대회에 나가기 싫어하는 아이가 있었다. 학교스포츠클럽 대표선수로도 나간 적이 있는데 '부담감이 엄청 크다'면서 출전을 꺼렸다. '못해도 된다. 중3이니 마지막 경험'이라며 억지로 설득해 데려갔다. 대회 끝나고 함께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선생님 오길 정말 잘했어요. 내년에도 하고 싶어요'하는데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지 교사의 청운중은 '서울림 학생기자단'도 자체운영했다. "서울림운동회의 혜택을 10명의 아이들만 누리는 것이 아쉬웠다. 서울림 훈련 과정도 기록하고,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서울림운동회 현장에서 기사를 쓰며 함께 참여하도록 했다"면서 "운동회 당일 이철희 교장 선생님은 물론 학부모, 일반 교사들, 학생들도 함께 참가했다. 학교 전체의 축제가 됐다. 내년에도 우리반 애들 다 데리고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눈을 반짝였다.
통합체육에 진심인 '베테랑 전문가' 이명순 경기고 교사는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금메달 딴 것같다'며 기뻐했다. 한 학부모는 '서울림운동회 다녀와서 아이가 대회, 친구 이야기를 계속 하더라. 아이가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건 처음'이라고 좋아하셨다"고 귀띔했다. "우리학교 서울림통합스포츠클럽엔 전교 부회장 아이도 있고, 모범적인 아이들이 많이 참여했다. 함께 운동할 땐 우리반 아이가 오히려 리더가 돼 가르쳐주는 모습도 뿌듯하더라"고 했다. "내년엔 참여 안한 아이들 중심으로 신청을 받으려는데 '이 멤버, 리멤버!'라며 재참가하겠다는 아이들이 많다. 아무래도 제비뽑기를 해야할 것 같다"며 웃었다.
방산고 박미숙 특수교사는 "서울림운동회 이후 (장애-비장애)아이들끼리, 선후배끼리 더 친해졌다"고 했다. 방산고는 2023년 서울림운동회 참가교 중 마지막 24번째 신청학교였다. 비장애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체육진로'를 목표 삼은 동아리 아이들이 한꺼번에 가세하면서 고민이 해결됐다. 운동 잘하는 비장애학생들이 멘토를 자청했고, 체육교사들이 오가며 집단지성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열심히 손발을 맞춘 끝에 첫 출전에 골밑슛 릴레이 1위 '반전' 쾌거를 이뤘다. 박 교사는 "그날 뒤풀이로 고기파티를 열어줬는데, 고기 먹고 나서 아이들끼리 다같이 노래방에 가서 엄청 달렸다더라"며 웃었다. 방산고 특수학급 겸 '바리스타' 카페에 전시해둔 서울림 상장은 방산고의 자랑이 됐다. "홍애란 교장 선생님이 교장실에 아이들을 불러 다시 시상하고 격려해주셨고, 체육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칭찬하고 축하해주셨다"고 했다. 서울림운동회에서 받은 SK나이츠 농구공 덕에 '1인 1농구공'을 갖게 된 아이들은 이후 농구에 더 매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새해에도 장애-비장애학생 '모두의' 서울림운동회는 계속된다. 현장 교사들에게 더 행복한 서울림운동회를 위한 조언을 구했다. 박미숙 방산고 교사는 서울대 진로체험 부스가 "참 좋았다"고 했다. "우리학교는 체대 진학을 목표 삼은 아이들 모두 서울대 재학생들과 직접 진로 상담을 했다. 동기부여도 되고 비장애학생들의 진로 지도에 실질적인 도움도 받았다"면서 서울대 진로체험 부스 확대를 희망했다.
'서울림'을 위해 현장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비장애학생 모집이다. 입시 스트레스가 심한 고등부 비장애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어렵다. 장애학생은 물론 비장애학생들도 행복한 운동회를 만들기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이명순 경기고 교사와 지현승 청운중 교사는 "서울림운동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에게 참가의 즐거움은 물론 봉사상, 학교생활기록부(생기부) 등 실질적 혜택이 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 교사는 "'서울림' 학생들에 대해 생기부 기록을 해주시는 선생님들이 늘어나고 있고, 교내의 모범적인 비장애학생들의 자발적 참가도 늘고 있다. 우리학교는 체육부장님을 비롯한 체육교사들이 서울림을 적극 지원해주신다. 서울림 참가학생이 학교, 지역에서 봉사상을 받고 칭찬받고 인정받는 문화가 생기면 아이들에게도, 통합체육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현승 교사는 '서울림'을 통해 장애인식 개선과 함께 '중증 장애학생'들의 체육도 활성화되길 희망했다. "서울림운동회에 참가한 아이들 대부분이 '경증' 장애다. '중증' 아이들, 운동이 필요한데 더 하기 힘든 아이들, 기회가 더 없는 아이들을 위한 방법도 고민했으면 한다"고 했다. "중증 아이들도 단체 줄넘기, 스태킹 릴레이, 농구, 빅발리볼 다 할 수 있다. 조금 느리고 조금 정교하지 않더라도, 시간을 많이 잡아먹더라도, 기다릴 수 있는 인식이 중요하다. 중증 아이들도 참여할 프로그램을 다함께 찾아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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