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유격수 39세, 1차지명 기대주 군 입대…두산 야전사령관, 46억 FA 보상선수를 주목하라

이후광 2023. 12. 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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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준영 / OSEN DB
[OSEN=잠실, 조은정 기자]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곰들의 모임' 행사가 열렸다.두산 박준영이 사인을 하고 있다. 2023.11.25 /cej@osen.co.kr

[OSEN=이후광 기자] 두산이 이천 마무리캠프를 통해 ‘천재 유격수’ 김재호(38)의 뒤를 이을 후계자를 찾았다. ‘1차지명 기대주’ 안재석(21)의 군 입대로 전력 약화가 예상됐지만 보상선수로 합류한 박준영(26)이 향상된 기량을 뽐내며 내년 시즌 유격수 포지션 전망을 밝혔다. 

두산의 2024시즌 도약을 위한 과제 중 하나는 주전 유격수 발굴이다. ‘천재 유격수’ 김재호가 무려 10년 동안 야전사령관 역할을 수행했지만 이제 그도 내년이면 39세가 되고, 포스트 김재호로 기대를 모았던 안재석은 3시즌 222경기 타율 2할2푼6리 6홈런 36타점을 남기고 현역 입대를 결정했다. 

김재호의 현역 연장이 확정되며 내년에도 그가 유격수 포지션을 담당하겠지만 ‘주전 김재호’는 두산이 바라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KT 위즈 2루수 박경수처럼 김재호 또한 벤치와 그라운드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야 팀의 미래를 밝힐 수 있다. 

그렇다면 내년이야말로 정말 포스트 김재호가 등장해야 하는데 이승엽 감독이 최근 마무리된 이천 마무리캠프에서 천재 유격수의 뒤를 이을 후보를 발굴했다. 보상선수 신분으로 두산과 인연을 맺은 박준영이다. 

두산 박준영 / OSEN DB

박준영은 경기고를 나와 2016년 신인드래프트서 NC 다이노스 1차 지명을 받았다. 그 때는 시속 140km대 중반의 직구를 던지는 투수 유망주였다. 이후 첫해 32경기 1승 3패 5홀드 평균자책점 6.95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시즌 후반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타자 전향을 결심했다.

박준영은 2020시즌부터 방망이를 잡았다. 수비의 경우 고교 시절 투수와 유격수 포지션을 병행했기에 큰 무리 없이 유격수를 담당했다. 그러나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며 두산 이적 전까지 221경기 타율 2할7리 109안타 12홈런 53타점 12도루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2022시즌 또한 75경기 타율 2할1푼6리 4홈런 19타점에 그쳤던 터.

두산 박준영 / OSEN DB

박준영은 작년 12월 FA 자격을 얻어 NC와 4년 46억 원에 계약한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지명 두 달 전 어깨 탈구 수술을 받으며 재활 도중 이적 소식을 접했고, 8개월 재활 소견과 달리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7월 초 마침내 두산 데뷔전을 치렀다. 올해 기록은 51경기 타율 2할2푼8리 4홈런 17타점에 그쳤지만 7월 한 달 동안 타율 3할3푼3리 맹타를 휘두르며 잠시 보상선수 성공신화를 예감케 하기도 했다.

박준영은 마무리캠프에서 어떻게 사령탑의 눈도장을 찍은 것일까. 이승엽 감독은 “박준영이 타격 쪽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많이 좋아졌다. 워낙 힘이 좋은 선수인데 마무리캠프를 통해 연습 태도, 노력, 자질 등 모든 부분이 기대 이상이었다. 내년에도 확실히 기대가 된다”라고 박준영을 포스트 김재호로 점찍었다. 

두산 박지훈 / OSEN DB

박준영과 더불어 2020 두산 2차 5라운드 49순위로 입단한 박지훈(23)도 유격수 경쟁에 합류했다. 이 감독은 올해 22경기 타율 2할1푼1리 2타점을 남긴 박지훈에 대해 “박지훈도 마찬가지다. (허)경민이가 힘들 때 3루수를 맡을 수 있고, 1루수, 유격수도 가능하다. 기량이 좋다면 충분히 주전이 될 수 있는 선수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마무리캠프를 통해 유격수 경쟁의 우위를 점한 선수는 박지훈보다 경험이 많은 박준영이다. 이 감독은 “지금으로 봐서는 박준영 쪽으로 더 마음이 가는 게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두산 박준영 / OSEN DB

안재석이 군에 입대한 가운데 두산은 내년 스프링캠프서 박준영, 박지훈을 포함 박계범, 이유찬, 전민재, 권민석 등이 포함된 유격수 오디션을 개최할 계획이다. 오디션의 목표는 단 하나다. 김재호의 은퇴가 정말 임박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주전 야전사령관을 찾아야 한다.

이 감독은 “내년에는 안정감 있게 매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를 발굴해야 한다. 기존 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한 포지션 강화가 목표다”라며 “유격수는 김재호, 박준영, 박지훈 등이 있지만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기존 선수들이 긴장을 늦추면 안 될 것”이라고 부임 2년차 또한 지옥훈련을 예고했다. 

/backlight@osen.co.kr

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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