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나홀로 집에’…할머니집 가던 美6살 어린이, 엉뚱한 비행기 올랐다

김가연 기자 2023. 12. 26. 08: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피릿 에어라인 항공기./EPA연합뉴스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연휴를 할머니 집에서 보내기 위해 홀로 여행길에 올랐던 6세 어린이가 엉뚱한 비행기에 잘못 탑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어린이는 원래 목적지에서 250㎞ 이상 떨어진 곳에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영화 ‘나 홀로 집에2′에서 가족과 함께 플로리다로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나려던 주인공 ‘케빈’이 혼잡한 공항에서 홀로 뉴욕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 것과 같은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6살 캐스퍼는 지난 21일 보호자 없이 필라델피아에서 출발해 할머니 댁이 있는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로 향하는 여행길에 올랐다.

그의 어머니가 필요한 서류와 함께 캐스퍼를 승무원에게 인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캐스퍼는 포트마이어스가 아닌, 160마일(257㎞) 떨어진 올란도에 내리게 됐다.

공항에서 캐스퍼를 기다리고 있던 할머니 마리아 라모스는 자신의 손자가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라모스는 “그들은 내게 ‘아니요, 그는 이 비행기에 없습니다. 비행기를 놓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면서 “손자가 체크인 한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비행기를 놓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실제로 캐스퍼의 짐은 포트마이어스 공항에 주인 없이 도착했다.

라모스는 “승무원에게 달려가 ‘당신이 손자를 인계받은 것이 아니냐’고 물었지만 그는 ‘아이를 데리고 탄 적이 없다’고만 말했다”고 했다.

라모스는 이번 사건이 자신이 겪은 가장 무서운 일이었다고 했다. 다행히 몇 시간 뒤 그는 캐스퍼가 올란도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라모스는 무사히 손자와 재회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자세한 사건 경위를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는 “항공사가 내게 연락하길 바란다. 내 손자가 어떻게 올란도에 가게 됐는지 알려달라”라며 “승무원은 엄마로부터 아이를 인계받은 뒤에 아이가 혼자 가도록 내버려 둔 것인가? 아이가 홀로 잘못된 비행기를 탔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항공사 측은 자세한 설명 없이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스피릿 에어라인은 “아이는 항상 우리 직원의 보살핌과 감독 하에 있었다”며 “오류를 발견하자마자 즉시 가족과 연락해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손님의 안전과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가족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