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희망찬 변화의 시작, 봉고3 LPG 1t 트럭

2023. 12. 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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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한 힘을 비롯해 진동과 떨림이 적어 
 -기대 이상의 만족스러운 효율 특징

 한 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차는 단연 1톤 트럭이다. 소상공인의 발을 자처하며 1년 동안 15만대 넘게 팔리고 물류와 산업 현장 일꾼으로 더 없이 소중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1톤 트럭은 오랜 시간 디젤이 주를 이루었다. 힘과 효율 면에서 이점을 보이며 줄곧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에 따라 1톤 디젤 트럭을 신규 등록할 수 없다. 빈 자리는 LPG와 전기 등 친환경차만 허용된다. 

 그 중에서도 합리적인 가격과 손 쉬운 사용 등을 이점으로 내세운 LPG 1톤 트럭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업계에서는 1톤 트럭 주력차종이 LPG로 전환됨으로써 대기질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신형 LPG 트럭은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대폭 줄여 정부로부터 친환경성을 인정받았다. 여기에 초기 구입 비용이 낮고 기존 디젤차 대비 성능과 효율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대표 LPG 1t 트럭인 기아차 봉고3 LPG와 함께 이 같은 매력을 직접 확인했다.

 ▲익숙한 디자인, 알찬 기능 
 실내외 디자인은 익숙하게 봤던 1톤 트럭의 모습 그대로다. 큼직한 헤드램프를 중심으로 위, 아래에는 각각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이 자리잡았다. 가운데에는 호랑이코 그릴 장식을 넣었고 새로운 기아 로고도 부착했다. 사이드미러에 붙은 램프와 휠, 데칼 정도가 연식 차이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뒤쪽은 동그란 테일램프를 비롯해 새 로고를 크게 붙여 존재감을 드러낸다.

 외관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연료탱크다. 옆에 투박하게 달려있던 연료통이 사라졌고 뒤쪽 아래에 있던 스페어타이어 자리에 도넛형 봄베 탱크를 넣었다. 봄베 용량은 75ℓ로, 안전상 64ℓ까지 가스를 채울 수 있다. 눈에 잘 보이지 않아 깔끔하며 앞뒤 무게 배분에도 어느 정도 이점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실내는 대시보드 형상과 버튼 구성, 시트의 형태 등 모든 부분이 같다. 열선 시트 및 스티어링 휠, 전동 사이드미러 등 편의품목도 알차다. 심지어 USB포트와 자세제어장치도 달려있다. 기아는 봉고 LPG에 동승석 에어백, 키홀 조명, 오토 라이트 컨트롤을 모든 트림에 기본화했다. 또 최상위 트림에는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후방모니터 등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시승차는 선택으로 풀오토 에어컨과 10.25인치 내비게이션 패키지, 버튼시동 스마트키 시스템, 차로이탈 경고, 크루즈 컨트롤도 탑재했다. 사용이 편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기아 커넥트까지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웬만한 세단 부럽지 않은 구성이다. 고급형 계기판과 유광 블랙으로 감싼 공조장치, 스티어링 휠 버튼, 블루투스 기능은 덤이다.

 가운데에 접이식 시트를 포함한 1열은 그대로이며 뒤에는 여분의 공간을 마련했다. 편리한 적재를 돕는 적재함 평바닥과 브라운 인테리어로 실내를 꾸밀 수 있는 플러스 패키지도 갖춰 한 층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부여했다. 

 ▲LPG 편견 지우는 강한 힘과 효율
 핵심인 동력계는 스마트스트림 LPG 2.5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5단 자동 변속기 기준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 30.0㎏·m를 내고 6단 수동 변속기는 최고 138마력, 최대 26.0㎏·m를 발휘한다. 디젤 대비 각각 약 18%, 4% 높아진 출력과 동등 수준의 토크를 확보했다.

 첫 인상은 매우 고요하다. 연료 특성 상 진동과 떨림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뛰어난 정숙성을 바탕으로 부드럽게 전진한다. 공회전은 물론 저속 주행에서도 잔 흔들림이 없어 쾌적하게 다가온다. 더욱이 의자 아래에 엔진이 있는 1톤 트럭 구조를 감안하면 디젤과 가장 큰 차이점이자 강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평소 트럭에서 갖고 있던 편견을 말끔히 지운다.

 터보 엔진이 주는 순간적인 가속감을 트럭에서 느끼니 사뭇 새롭다. 기어비도 정직하고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엔진 회전수도 높게 사용하기 때문에 역동적인 성능도 제공한다. 원하는 시점에 맞춰 즉각적인 반응으로 질주하는데 나름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디젤 대비 우수해진 출력을 몸소 경험하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짐을 싣고 달렸을 때 감각은 어떨까? 약 900㎏ 정도의 물건을 싣고 도심과 고속화도로 등 폭 넓은 구간에 걸쳐 시승을 이어나갔다.

 봉고3 LPG의 등판능력은 놀라웠다. 부족함 없는 힘으로 언덕 길을 손쉽게 오르내렸다. 순간적인 펀치력을 앞세워 짐을 싣고도 경쾌하게 뻗어나간다. 디젤과의 토크 차이도 쉽게 경험하기 힘들었는데 상대적으로 가벼운 몸무게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5단 자동변속기는 상황에 맞춰 최적의 단수를 맞물려 힘을 더한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당히 차의 성능을 이끈다. 고속에서도 흐름은 유지된다. 시종일관 안정적인 모습이며 언제든지 출력을 끌어 쓸 여유가 넘친다. 여러모로 LPG차가 힘이 부족해서 트럭과 어울리지 않을 것이란 편견은 잊어도 좋을 듯하다. 

 효율도 준수했다. 요즘 같은 저유가 시기에는 효율이 디젤과 비교해 낮지만 LPG 트럭의 실 효율만 놓고 보면 제조사가 밝힌 숫자보다 높았던 것. 봉고3 LPG가 달린 거리는 총 325㎞였고 트립컴퓨터 상 효율은 7.4㎞/ℓ를 보여줬다. 환경부 인증 복합 기준 6.5㎞/ℓ보다 더 높은 수치다. 연료를 가득 채운 후 절반 가량을 쓴 상황에서 단순 계산해보니 완충 시 400㎞는 넘게 달릴 수 있었다. 심지어 고속도로 정속 주행을 진행한 후에는 8.8㎞/ℓ까지 찍혀있는 기염을 토했다. 이 정도면 연료비가 저렴한 LPG 쪽이 승이다.

 ▲충분한 가격 경쟁력
 봉고 LPG 터보는 1톤과 1.2톤으로 나눠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가격은 1톤의 경우 1,993만원 ~ 2,275만원이며 1.2톤은 2,421만원 ~ 2,524만원이다(2WD 초장축 킹캡, 6단 수동변속기 기준). 이와 함께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 각종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 3종 저공해 자동차 인증을 획득했으며 북미의 엄격한 배출가스 규제인 SULEV30도 만족했다. 그 결과 전국 공영주차장(30~50%)과 공항 주차장(20~30%) 이용료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전기 1톤 트럭인 봉고 EV가 4,000만원 중반인 점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물론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실 구매가는 낮아지지만 그럼에도 LPG 1톤 트럭 대비 부담스러운 초기 구입 가격은 여전하다. 유지 및 관리 측면에서 보전해야 하지만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긴 충전 시간 등을 고려하면 운행 효율성이 떨어져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은 미미하다. 여러 조건을 따져봤을 때 LPG 1톤 트럭이 최적의 대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총평
 봉고3 LPG는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하고 이상적인 변화를 거쳐 등장한 차다. 그만큼 최적의 상품성을 갖추고 대한민국 도로에서 달릴 준비를 마쳤다. 디젤보다 우수한 성능에서 LPG차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라졌고 매끄럽고 속 시원한 가속감은 트럭을 몰고 있다는 생각도 잠시 잊게 했다. 진동과 떨림, 소음이 크게 줄어든 덕분에 오랜 시간 차에 앉아 운전해도 피로도가 적었고 실내 쾌적성은 배로 올라갔다. 

 무엇보다도 정차와 출발, 공회전이 잦은 차의 성격을 생각하면 환경적인 측면에서 큰 이점을 보여 부담을 덜 수 있다. 전기차 대비 합리적인 초기 구입 비용과 기대 이상의 효율, 각종 소소한 혜택까지 챙길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LPG차로 관심이 모일 듯하다. 이처럼 디젤이 단종된 1t 트럭 시장에서 봉고3 LPG는 주력으로 떠오를 만한 가치가 가득하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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