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센터백 1위' 김민재, 미래가 바뀔 수도 있었다..."페네르바체 가기 전, 라치오가 영입 추진"
[포포투=한유철]
김민재는 페네르바체로 이적하기 전, 라치오의 제안을 받았었다.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 나폴리로 이적하며 이탈리아 무대를 밟았지만 그보다 1년 전, 이탈리아에 입성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바로 라치오가 영입을 추진한 것. 라치오의 전 스포츠 디렉터인 이글리 타레는 과거 김민재의 영입을 시도한 바 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매체 'sporx'에 따르면, 그는 "김민재가 중국에서 뛸 때, 제안을 했다. 그를 데려오지 못한 것은 정말 아쉽다"라고 말했다.
김민재는 대한민국의 핵심 센터백이다. 190cm의 탄탄한 피지컬로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주며 현대 센터백들에게 필수적인 능력인 빌드업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오른발이 주발이지만, 왼발도 곧잘 활용하며 유사 시엔 적극적인 드리블을 통해 공격까지 가담하는 등 전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넓다.
차근차근 성장했다. 경주 한수원을 거쳐 2017년 전북 현대에 입단했고 데뷔 첫해 전북의 리그 우승을 이끄는 등 뛰어난 모습을 보였고 K리그1 영플레이어상과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단숨에 국내 탑 수비수로 성장한 김민재. 그의 다음 행선지는 중국이었다. 2019년 1월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김민재에게 국내 팬들은 우려를 보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김민재는 중국 리그에 가서도 한결같은 경기력을 유지했고 유럽 구단들의 관심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렇게 2021년 8월, 많은 팬들이 바라던 김민재의 유럽 리그 입성이 이뤄졌다. 행선지는 튀르키예 리그의 페네르바체. 언급한 대로 페네르바체 외에도 많은 팀들의 관심이 있었지만, 김민재는 첫 단추로 페네르바체를 택했다. 빅 리그는 아니었지만, 유럽 무대 첫 경험으로 삼기엔 충분히 좋은 팀이었다. 김민재는 어틸러 설러이와 호흡을 맞추며 팀을 이끌었고 그를 향한 유럽 팀들의 관심은 더욱 늘어났다.
유럽 리그에 입성한 지 단 1년. 김민재는 빅 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행선지는 이탈리아 세리에 A의 '명문' 나폴리. 네임밸류가 상당한 팀인 만큼, 국내 팬들은 김민재의 이적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동시에 우려도 있었다. 김민재가 대체해야 하는 선수가 나폴리의 '리빙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였기 때문이다. 나폴리 현지 팬들 역시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평가됐던 쿨리발리를 페네르바체 출신의 아시아 선수가 대체한다는 것에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민재는 실력으로 증명했다. 아미르 라흐마니와 탄탄한 센터백 듀오를 구축한 김민재는 나폴리의 핵심이 됐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들어 올렸고 김민재는 시즌 후, 이탈리아 세리에 A 베스트 수비수에 선정됐다.
이후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 입성했다. 리그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선 김민재는 이후 계속해서 선발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그의 파트너인 다요 우파케마노와 마타이스 더 리흐트가 부상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김민재는 굳건했다.
뮌헨 수비와 빌드업의 중심이 된 김민재. 독일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의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완벽하게 증명했다. 마인츠전에선 패스 성공률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패스 성공률 100%.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기록이다. 김민재는 이 경기에서 시도한 102번의 패스를 모두 성공했다. 한 선수가 100번 이상의 패스를 시도해 모두 성공한 일. 이는 유럽 5대 리그에서 18개월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종전 기록은 2022년 2월에 나왔다. 당시 맨체스터 시티 소속이었던 아이메릭 라포르트는 110번의 패스를 모두 성공했다.
최근엔 발롱도르 22위에까지 올랐다. 지난달 발롱도르는 공식 SNS를 통해 발롱도르 순위를 공개했다. 30위부터 한 명 씩 차례대로 그 순위를 공개했으며 마르틴 외데가르드, 랑달 콜로 무아니, 니콜로 바렐라 등이 순서대로 언급됐다.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는 전체 22위에 올랐다. 이는 후벵 디아스와 요슈코 그바르디올보다 높은 순위로 전체 센터백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아시아 최고의 선수에 등극하기도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국은 지난 1일 공식 채널을 통해 AFC 올해의 국제 선수상을 발표했다. 주인공은 김민재였다. 연맹은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에 올해의 국제 선수 선수상을 수상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개막전부터 계속해서 선발로 나선 김민재. 뮌헨이 그를 뺄 수 없는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다. 그가 전술상 핵심이기 때문. 단순히 수비력 뿐만 아니라 김민재는 후방 빌드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무리하더라도 김민재에게 전진 패스를 강하게 요구하며 그의 패스로 인해 여러 기회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간헐적으로 위기가 초래되긴 하지만, 이는 충분히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역시 김민재에게 극찬을 남겼다. 매체는 공식 SNS를 통해 김민재의 강점과 약점을 나열했다. 강점으로는 패스와 제공권, 집중력 등이 뽑혔다. 언급된 능력치 모두 익히 알려져 있는 김민재의 최대 강점이다.
그렇다면 매체는 약점으로 어떤 부분을 뽑았을까. 결과적으로 한 개도 없었다. 매체는 "김민재는 뚜렷한 약점을 갖고 있지 않다"라며 김민재가 무결점 수비수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에 '혹사 논란'까지 발생했다. 지난 갈라타사라이전 이후엔 이 우려가 더욱 증폭했다. 해당 경기에서도 김민재는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꾸준히 팀 내 평점 상위권에 머물렀던 지난날과 달리 이번엔 최저 평점을 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김민재는 클리어 4회, 인터셉트 1회, 태클 1회, 패스 성공률 93% 등을 기록했지만 실점 장면에선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바캄부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펑점 6.7을 받았고 이는 사네와 함께 팀 내 최저 평점이었다.
다행히 최근엔 휴식을 취했다. 우니온 베를린과의 경기가 폭설로 인해 취소됐기 때문. 매 경기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하며 제대로 쉬지 못했던 김민재는 간만에 일주일이라는 긴 휴가를 부여받은 셈이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볼프스부르크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소파 스코어' 기준, 클리어 2회, 인터셉트 3회, 태클 2회를 기록했고 4번의 제공권 경합에서 모두 승리했다. 패스 성공률은 92%로 키패스도 1회 기록했다. 평점은 6.8로 준수했다. '후스코어드' 역시 김민재에게 평점 6.8을 부여했다. 특히 상대 공격수와의 경합에서 몸싸움으로 공을 따내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상대 감독은 파울이 아니냐며 항의했지만, 정당한 몸싸움이었으며 투헬 감독 역시 이는 정당한 경합이었다며 상대 감독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후스코어드'는 유럽 5대 리그의 전반기 평점을 바탕으로 베스트 11을 꾸렸는데, 김민재는 당당히 센터백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평점 7.14로 좌우측 스토퍼를 이룬 오딜롱 코수누(7.01), 조나단 타(7.01)보다 높은 평점을 받았다.
하지만 독일 현지에선 박한 평가를 내렸다. 독일 축구의 레전드인 로타어 마테우스는 최근 '스카이 스포츠'에 출연해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을 선정했다. 김민재의 이름은 없었다. 그는 제레미 프림퐁과 타, 에드몽 탑소, 알렉스 그리말도 등. 바이어 레버쿠젠 선수들로 수비 라인을 꾸렸다.
독일 매체 '빌트'의 평가도 좋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 내 선수들의 평점 순위를 정했는데 김민재는 뒤에서 5등이었다. 평점은 3.26. 부상으로 경쟁에서 밀린 마타이스 더 리흐트보다 훨씬 낮은 수치였다. 오직 알폰소 데이비스, 다요 우파메카노, 누사이르 마즈라위, 라파엘 게레이루만이 김민재의 뒤에 있었다.
하지만 영국의 반응은 달랐다. 영국 매체 '스포츠 키다'는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 톱5를 선정했는데, 김민재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매체는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은 수비만 하는 시대가 아니다. 현대 센터백은 기술, 볼 플레이 능력, 전술 이해도 등 모든 것을 갖춰야 한다.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다”라면서 김민재를 1위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김민재는 나폴리가 33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 후 뮌헨으로 이적했다.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보여줬고, 탁월한 리더십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세계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평가했다.
김민재의 뒤를 이어 5위는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 4위는 윌리엄 살리바(아스널), 3위는 다비드 알라바(레알 마드리드), 2위는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등 4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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