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연준과 시장의 동상이몽

전준범 기자 2023. 12. 26.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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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0년 평균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하면서 "일시적인 물가 변화에 의미를 두지 않고 인플레이션의 장기적인 움직임에 따라 정책을 수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성은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기준을 토대로 연준은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물가 상승세에도 수요 측면에서 경제 회복이 분명하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제로(0) 금리를 유지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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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0년 평균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하면서 “일시적인 물가 변화에 의미를 두지 않고 인플레이션의 장기적인 움직임에 따라 정책을 수행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성은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기준을 토대로 연준은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물가 상승세에도 수요 측면에서 경제 회복이 분명하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제로(0) 금리를 유지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를 반대로도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의 연준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전월 대비 한두 번 낮아진다고 해서 금리를 곧장 내리지 않는다”라며 “인플레이션이 냉각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데이터로 확인될 때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했다.

조선 DB

김 교수와 이 대화를 나눈 작년 10월에는 금리 인상 기조가 한창이었다. 이후 1년 이상의 시간이 흐르면서 경제 상황은 변했고, 연준은 금리 인상을 멈췄다. 이제는 연준이 내년 중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시장에서는 연 6회 인하 기대감까지 나온다.

경제 여건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바뀐 건 사실일지 모른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확신이 들 때까지 행동하지 않는다’는 연준의 기본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최근 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을 지켜보면서 문득 지난해 김 교수의 조언이 떠오른 이유다. 하긴, 연준과 시장은 늘 동상이몽 관계였다.

이달 22일 코스피 지수는 2599.51로 한 주를 마쳤다. 일주일 전인 15일(2563.56)보다 1.40% 오른 수치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 지수는 8주 연속 상승했다. 고금리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데다 큰 악재가 눈에 띄지 않다 보니 시장은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에 집중하며 투자 심리를 열심히 달구는 모양새다. 올해 마지막 주인 이번 주에도 증시는 무난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쌓이고 가격 부담이 커지면 지수는 한 번씩 경고음을 내기 마련이다. 게다가 금리는 시장 기대처럼 ‘화끈하게’ 내리막길을 타진 않을 것이다. 시장에 퍼진 막연한 낙관론에 별 고민 없이 편승한 투자자는 앞으로 있을 작은 출렁임에도 혼비백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적당한 경계와 리스크 분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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