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미래형 ‘전차’ 청사진은···韓 ‘K3’·獨 ‘KF-51’·美 ‘에이브럼스 X’ 누가 셀까[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3. 12.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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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강국’·‘전차군단’·‘K방산’ 3강
무인포탑·하이브리드 엔진 등 장착
항속거리↑·스텔스 기동까지 가능
드론 탑재, 바깥 상황 파악·적 공격
한국형 차세대 전차 ‘K3’ 전차 컨셉트. 사진 제공=현대로템
한국형 차세대 전차 ‘K3’ 전차 컨셉트. 사진 제공=현대로템
[서울경제]

지상전의 왕자로 불리는 ‘전차’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그 중요성이 재조명되면서 전차 선진국들이 미래형 차세대 전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종 첨단무기에 밀려 무용론까지 제기돼온 전차가 다시 부각되면서 미래 전쟁에 적합한 최첨단 기술이 장착된 신형 전차를 만들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전차 선진국들은 최우선적으로 주포인 활강포 펀치력을 키우고 적 미사일 공격에 대한 자체 방호 능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인공지능(AI) 자율주행과 스텔스 성능까지 두루 갖춘 최첨단 전차 개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세계 최대 ‘군사강국’ 미국과 전통의 ‘전차군단’ 독일, 떠오르는‘K방산’ 한국의 3각 각축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미국 GDLS사의 차기 주력전차 ‘에이브럼스X’는 전투 중량 축소와 운용 인원 감소는 물론 무인포탑, 자동장전, 하이브리드 파워팩, 유무인 팀 구성(MUM-T), 자율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독일 라인메탈사 ‘KF-51판터’는 Leopard2A4를 기반으로 무인포합 등 모든 것이 새로운 기술로 적공격 치명성 증대와 생존성 향상과 함께 디지털 백본(backbone) 추가를 통해 차기 주력전차 밀어붙이고 있다. K방산 현대로템은 K2 전차를 이을 차세대 모델로 네트워크 중심의 미래전장 환경에 부합한 인공지능 기반의 차량운용체계와 유무인 복합 운용 개념 적용, 기동력 및 화력, 방호력 등에 미래 기술을 적용한 ‘K3’ 스텔스 전차를 표방하고 있다.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이 제안하는 ‘KF-51’ 전차. 사진 제공=라인메탈

미래형 전차는 크게 여섯 가지로 나눠 각 전차별 특징을 살펴봤다.

우선 가장 중요한 전투중량이다. 이는 전투플랫폼만의 무게를 단순히 말하지는 것이 아니다. 전투에 필요한 전투원, 전투 장비, 물자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무게다. 전차의 경우 주포의 구경과 차체 크기, 파워팩, 연료 적재량, 장갑 방호력 등이 전투중량에 영향을 미치는 게 일반적이다.

현재 최강의 전차로 꼽히는 미국의 ‘M1A2’, 독일의 ‘레오파르트2A7’과 같이 일부 전차는 화력 증대와 방호력 증강을 동시에 높이고자 전투중량을 60톤을 넘기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전투중량이 60톤을 상회하면 야지 기동력 측면에서 기동력이 떨어지면서 더 이상의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이런 요인 탓에 KF-51은 59톤을 제시했다. 에이브럼스X도 이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무게를 줄였다고만 대외적으로 강조하는 보도자료를 내놓고 있다. K3는 ‘K1A1’, ‘K2’와 같이 55톤 이하의 전투중량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형과 작전환경 특성에 부합한 전술적 수송능력 등을 고려했다는 주장이다.

주포, 포신의 구경·길이 늘려 화력 증대

전차의 주포는 전장에서 적 전차나 장갑차 등을 격파하거나 견고한 시설물을 파괴하는 임무를 맡는다. 통상 포신의 구경이나 길이, 그리고 포구에너지를 늘려 화력을 증대시킨다. 당초 미래의 전차포로 전열화학포나 레일건 등이 예상됐지만, 가까운 장래에 무기체계로 실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에이브럼스X는 44구경장의 120mm 활강포를, KF-51와 K3가 130mm 활강포를 제시했다. 선회식 포탑에 장착되는 주포의 구경은 155mm가 현재는 한계치로, 미국과 독일에서는 140mm 주포를 검토했지만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KF-51의 130mm 활강포는 현재 레오파르트2(Leopard 2)와 르끌레르(Leclerc)의 뒤를 이을 전차로서 2020년대 중반 이후 완성을 목표로 독일-프랑스 공동 연구개발하는 MGCS( Main Ground Combat System )에 장착해 설계됐다. -9°~ 20°의 고저각을 보이며 신형 날개안정분리철갑탄 등 이 주포에 맞는 새로운 탄약도 소개됐다. 탄 위력을 위한 운동에너지를 120mm보다 50% 더 향상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브럼스X는 120mm 활강포 XM-360을 장착했다. XM-360은 M1A2의 44구경장 120mm포인 M256보다 952kg 더 가벼우면서도 위력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130mm/L42 활강포를 탑재한 KF-51 사격 모습과 신형 포탄들. 사진 제공=라인메탈

무인포탑과 원격사격통제체계는 에이브럼스X, KF-51, K3 세 전차에서 공통적으로 무인포탑과 원격사격통제체계(RCWS·Remote Controlled Weapon Station)를 적용했다. 무인포탑은 승무원 배치 없이 포탄과 자동장전장치, 발사 장치를 설치해 운용하는 방식이다. 러시아의 최신형 T14 아르마타(Armata) 전차에서 이미 적용해 운용하고 있다.

전차 주포의 구경이 120mm 이상이 되면 탄의 길이와 무게로 사람이 연속 장전하기가 어려워 자동장전장치가 불가피하다. 자동장전장치는 탄약수가 불필요하므로 그에 따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기동간 장전속도와 안전성에도 기여한다. 차체 높이를 낮출 수 있는 등 크기와 중량 감소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에이브럼스X는 RS6 프로텍터 원격통제체계를 무인포탑에 장착하고 있다. RS6는 무장헬기 기관포급인 30mm체인건과 7.62mm 공축기관총, 대전차유도무기 등을 통합 구성하는 게 가능하다. KF-51은 7.62mm RMG를 완전자동으로 운용하는 RCWS를 적용했다. 무인체계는 자폭형 무인기로 비가시선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HERO 120을 선택형으로 탑재한다. K3는 부무장으로 레이저건(원격무장장치)과 다목적 미사일시스템을 제시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동력장치 덕분에 ‘스텔스 기동’

동력장치(파워팩)는 전차와 장갑차 경우 그동안 하이브리드 전기식 엔진, 수소 연료전지 등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왔다. 이 같은 신형 엔진 장착으로 연료 소모 감소와 항속거리 증대를 통해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에이브럼스X와 K3는 하이브리드 디젤-전기 동력장치를 제시했다. 반면 KF-51은 현재 레오파르트2 계열에 탑재된 파워팩인 수냉식 MTU MB873 Ka-501 엔진을 계속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리드 디젤-전기 동력장치는 디젤 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려 얻은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는 복합 기관 방식이다. 모터가 직접 무한궤도를 구동하게 만든 덕분에 변속기 없이 무단계의 부드러운 주행을 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에이브럼스X의 하이브리드 동력장치는 M1A2의 가스터빈 파워팩과 비교할 때 경량일 뿐만 아니라 연료 효율에서 우월하다. 동일한 전술 항속거리를 50%의 연료 소비로 주행이 가능하고, 특히 무음 또는 저소음으로 스텔스형 기동을 할 수 있다. 현대로템의 K3 역시 하이브리드 동력장치를 통한 항속거리를 500km로 늘렸다. 시에 스텔스 모드로 4km 기동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승무원 3명이 일열로 나란히 탑승해 임무를 수행하는 에이브럼스X 이미지. 사진 제공=미국 GDLS

미래 전차는 운용 인원, 즉 승무원을 줄이는 추세다. 인구 감소와 무인화 자동화에 맞춰 운용 인원를 줄이는 것은 거의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KF-51과 에이브럼스X가 3명의 승무원이 운용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전차 탑재 드론 운용병 등 선택적으로 1명을 추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K3전차 내부는 2∼3명의 ‘캡슐형 승무원실’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또 K2 흑표전차의 뒤를 이을 한국형 미래형 전차 ‘K3 스텔스 전차’는 우선 스텔스 형상으로 회색 도료를 칠한 점이 눈에 띈다.

미국 방산업체 제너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에이브럼스X’ 전차. 사진= GDLS 유튜브 캡쳐

3국의 차세대 전차는 미래전쟁을 대비한 차별화된 강점을 적용했지만 공통되게 모두 장착하게 됐다. 바로 전차용 드론이다.

에이브럼스 X는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로 소음도 크게 줄어들어 적군의 정찰에도 전차를 오랫동안 숨길 수 있다. 무엇보다 드론으로 적 전차 상부를 공격하는 동시에 일반 승용차처럼 전차 안에서 바깥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가 장착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약한 스위치블레이드 자폭 드론을 탑재해 멀리 떨어진 적군을 공격할 수 있다. 드론 제어와 조종은 승무원들이 전차 내에서 별도 인력이 실시한다. 레이더와 능동방호체계를 장착해 적 전차의 공격을 저지하는 다층 방어막도 향상했다.

독일 KF-51은 사거리 밖에 있는 적군을 공격하기 위해 히어로(HERO) 120 자폭 드론을 운용한다. 이 드론은 대전차 공격과 더불어 정찰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근거리 정찰용 드론도 운용 가능하도록 제작했다.

K3도 적 레이더에 포착될 위험을 최대한 낮추고자 스텔스 설계가 적용됐다. 여기에 원격통제가 가능한 레이저건, 소형 드론, 능동방호장치 등도 탑재했다. 또 360도 상황 인식 장치도 적용했다. 승무원이 적군의 총탄 위협을 무릅쓰고 포탑 밖으로 몸을 내밀지 않아도 안전한 전차 안에서 외부 상황을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

안승범 디펜스타임즈 대표는 “K3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운용체계와 유·무인 복합 개념을 포함해 기동력, 화력, 방호력을 높일 수 있는 미래 기술이 다양하게 적용됐다”고 분석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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