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이제 광주FC를 주목한다"… 창단 첫 ACLE 진출 '새역사'
[편집자주] 극심한 가뭄에 수돗물 절약 캠페인으로 새해를 연 광주전남은 올해도 크고 작은 사건사고의 연속이었다. 경찰사회를 뒤흔든 검경브로커 사건은 파장이 확산하고 있고, 사라진 아이들 전수조사를 통해 드러난 영아살해 사건은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교사들의 교권회복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높았다.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성공, 속도 내는 광주 복합쇼핑몰사업, 광주군공항 이전 진척 역시 굵직한 이슈로 꼽힌다.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는 올 한 해 광주·전남을 뜨겁게 달군 주요 10대 뉴스를 선정해 5일에 걸쳐 나눠 싣는다.
(광주=뉴스1) 김태성 기자 = 광주를 연고로 한 프로축구 광주FC와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올 여름 좋은 성적을 보이며 광주시민들에게 기쁨과 설레임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는 '한여름밤의 꿈'이었을 뿐 연말 성적은 서로 희비가 엇갈렸다.
KIA 타이거즈는 2023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한때 9연승 행진까지 달리며 가을 야구의 희망을 봤으나 결국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타선의 핵심이던 나성범 부상에 이어 팀내 해결사 최형우의 부상으로 시즌아웃, 팀의 리드호프 박찬호 손목 골절 등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에다 외인 선발투수들의 부진이 2년 연속 가을야구행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반면 광주FC는 시민들에게 연말 특별한 선물을 안겨줬다. 온갖 악조건을 딛고 창단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을 확정하면서 '새 역사'를 썼기 때문이다.
광주FC는 16승 11무 11패(승점 59)를 기록, 리그 최종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애환이 깃든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가을야구 진출 실패로 실망감이 컸던 광주시민들에게 위안을 준 쾌거다.
구단 사상 최초로 ACLE행 티켓을 거머쥔 광주는 통산 1부리그 역대 최고 순위·승수도 동시에 달성했다. 지난 9월 FC서울과의 접전 끝에 승리하며 10경기 연속 무패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시즌 시작 당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 결과는 이정효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광주의 기적'을 남겼다.
초라한 전용구장과 떠돌이 훈련, 리그 1·2부 팀 통틀어 하위권인 광주시 지원금 등 열악한 상황속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더더욱 값진 결과인 것이다.
여기에 강기정 구단주의 성원과 관심, 예산 지원도 한몫했다. 광주FC를 향한 그의 팬심은 개막전부터 홈 경기가 열릴 때마다 목이 터져라 ‘열성 응원’하는 모습이 매번 포착되면서 역대 구단주와는 다른 축구사랑을 보여줬다.
강기정 구단주는 마지막 경기 후 광주 팬들 앞에서 "덕분에 행복했다. 이정효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과 팬들, 노동일 대표이사 포함 구단에도 감사하다"며 "광주가 공격 축구를 통해 성적보다 중요한 시민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제 광주는 아시아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다. 팬들의 관심과 성원이 광주FC의 선수들 사기 진작과 구단 발전으로까지 이어져 새 시즌에도 돌풍을 오래 이어갈지 주목된다.
광주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에 이어 동계시즌 프로배구까지 사계절 즐길수 있는 여자프로배구도 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의 바닥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21년 창단된 AI페퍼스는 두 시즌 모두 리그 최하위 성적으로 마감했지만 3번째 맞는 새 시즌은 단단해진 선수층으로 'V리그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투자와 연고지 광주로의 정착도 순조롭게 진행돼 안정적 연습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도 다음 시즌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AI페퍼스는 25일 2승 16패 승점 7점으로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현재 AI페퍼스는 남녀부를 통틀어 유일하게 승점 한 자릿수를 기록중이다.
감독의 지휘 역량 부족과 수비의 빈틈, 믿었던 박정아의 부진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는 AI페퍼스.
이제 3라운드 일정을 마치고 시즌 반환점을 돈 AI페퍼스가 광주FC처럼 '새 역사'를 이뤘듯이 역사 최초 '봄배구 진출'이라는 기대에 걸맞은 성적을 거머쥘 수 있을까 팬들은 기대해본다.
hancut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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