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에 울고 웃은 정유업계… 탈정유 먹거리 확보 나서

김동욱 기자 2023. 12. 26. 07: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S리포트 - 아듀! 계묘년… 불황에도 잘 버틴 K-산업 (1부)] ⑤안정적 수익 창출 과제
정유업계가 2023년 실적 변동을 겪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 /사진=김동욱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수출, 장기 부진 뚫고 플러스 전환… 회복세 이어간다
②바닥 찍고 희망 봤다… 올라갈 일만 남은 K-반도체
③역대급 실적 보인다… K-조선, 부활 뱃고동
④위기와 기회 동시에… 숨고르기 들어간 K-배터리
⑤유가에 울고 웃은 정유업계… 탈정유 먹거리 확보 나서
올해 정유업계 실적이 요동쳤다. 재고평가이익 등에 영향을 주는 국제유가와 실적 지표로 꼽히는 정제마진의 변동폭이 컸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데, 과거 주력분야 였던 정유사업 비중이 축소될 전망이다.


분기마다 오르락내리락… 국제유가·정제마진 변화에 '휘청'


국내 주요 정유업체들은 지난 1분기 대규모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2분기에는 적자 전환하거나 흑자 규모가 급감했다. 3분기에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4분기에는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올 한해 실적이 분기마다 급변했다.

정유회사 SK에너지 실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SK이노베이션 석유 사업 부문은 올 1~3분기 각각 ▲영업이익 1조5067억원 ▲영업손실 4112억원 ▲영업이익 1조1125억원 등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3000억원대로 흑자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S-OIL은 올 1~3분기 각각 ▲5157억원 ▲364억원 ▲8589억원 등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 4분기 흑자는 4000억원대로 예상된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실적도 올 1분기와 3분기는 개선됐고 2분기는 주춤했다. 올 4분기 실적은 다른 정유사들과 비슷한 양상으로 부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유사들의 실적은 오르내리는 국제유가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 유가가 오르면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하고 유가가 떨어지면 재고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다. 수입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올 1~3분기 각각 배럴당 80.3달러, 77.6달러, 86.6달러였다. 올 4분기에는 80달러대 초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재고평가이익(손실)이 회계상 이익(손실)에 그친다곤 하지만 영업이익과 밀접하게 연관돼 무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정제마진 변화도 실적 변동에 영향을 준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에서 원유 가격을 뺀 값이다. 해외에서 들여온 원유로 석유제품을 만드는 한국 정유업체 사업 구조상 정제마진이 실적을 결정 짓는다. 올 1분기 배럴당 8달러대를 기록한 정제마진은 2분기 4달러대로 떨어진 뒤 3분기 16달러대로 올랐다. 올 4분기 들어서는 10달러대 초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로 알려졌다.


'정유사 미래 먹거리' 수소·암모니아·바이오·SAF


'내트럭인천 수소충전소'에서 수소화물차와 수소버스가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SK에너지 제공
정유사들은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비정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8월 인천 내트럭하우스 부지에 대형 수소버스·트럭 충전이 가능한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개소했다. 지난 4월 문을 연 '울산 상개 SK 수소충전소'에 이은 두 번째 대형 수소충전소다. SK에너지는 부동산 투자회사 SK리츠와 경기 시흥 소재 SK시화주유소에 당일 배송이 가능한 도심형 물류시설(MFC)을 구축하는 등 도심형 물류 플랫폼사업도 추진하는 중이다.

S-OIL은 저탄소 암모니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효율적으로 운반·저장할 수 있는 수단이다. 수소 경제가 활성화될수록 암모니아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S-OIL은 지난 10월 대주주 아람코와 저탄소 암모니아 구매 의향서를 체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산되는 저탄소 암모니아를 한국에 공급키로 했다. 지난해는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 FCI와 연구·개발(R&D)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 사업에 힘을 준다. 지난 10월 코린도그룹, LX인터내셔널과 각각 연간 4만톤가량의 팜잔사유(PFAD)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PFAD는 팜유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바이오디젤 공장에서 원료로 사용된다. 내년 초 연산 13만톤 규모의 바이오디젤 공장을 상업 가동할 예정인 HD현대오일뱅크는 사용 후 식용유도 재활용해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향후 해외 바이오 연료유 제조사업 등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GS칼텍스는 바이오항공유(SAF)를 주목했다. 대한항공과 협업해 지난 9월 SAF 적용 화물기 시범 운항을 시작한 것. SAF는 동·식물성 기름이나 폐식용유 등을 가공해 생산하는 지속 가능 연료다. 유럽연합(EU)이 오는 2025년부터 항공유에 SAF를 일정비율 이상 섞는 것을 의무화한 점을 감안, 향후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GS칼텍스는 정부 및 공공기관과 협력해 SAF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계획이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