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보인다… K-조선, 부활 뱃고동

최유빈 기자 2023. 12. 2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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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아듀! 계묘년… 불황에도 잘 버틴 K-산업(1부)] ③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수익성 확보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기사 게재 순서
①수출, 장기 부진 뚫고 플러스 전환… 회복세 이어간다
②바닥 찍고 희망 봤다… 올라갈 일만 남은 K-반도체
③역대급 실적 보인다… K-조선, 부활 뱃고동
④위기와 기회 동시에… 숨고르기 들어간 K-배터리
⑤유가에 울고 웃은 정유업계… 탈정유 먹거리 확보 나서
글로벌 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한국 조선업은 탄탄한 수주를 기반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집중 수주해 중국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계획이다. 미래 선박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각종 친환경 선박 개발도 박차를 가한다.


조선3사, 탄탄한 수주 기반 '흑자' 쾌거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흑자전환 이후 3분기에 흑자를 이어가며 2개 분기 연속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엔 19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2분기와 3분기 각각 713억원, 690억원의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부터 흑자로 전환하며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196억원, 2분기 589억원, 3분기 7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조선3사 중 가장 늦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628억원, 159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나 올해 3분기 74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20년 4분기 이후 12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조선3사는 올해 4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금융정보기업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기준 HD한국조선해양 1851억원, 삼성중공업 816억원, 한화오션 308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엔 조선3사모두 연간 기준 흑자가 유력하다.


고부가 친환경 선박 선별 수주로 수익성↑


조선3사가 일제히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은 수익성이 높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선 영향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 선박으로 분류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메탄올 추진 선박의 전 세계 발주량이 약 3000만 표준선환산톤수(CGT)에 달했다. 친환경 선박 발주는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으며 전체 선박 발주량의 66.5%를 기록,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해외 선주들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조선사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한국은 친환경 선박 기술로는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다. 중국이 맹추격 중이지만 한국 기술력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식지 않은 수주 열기에 선박 가격도 상승세다. 2020년 125.06이었던 신조선가지수는 2021년 154.62로 올랐고 2022년엔 161.69로 상승했다. 지난 11월엔 176.61까지 뛰었다. 한국 조선사가 주력으로 수주하는 17만4000세제곱미터(㎥)급 LNG운반선 척당 선가는 ▲2020년 1억8600만달러 ▲2021년 2억500만달러 ▲2022년 2억4800만달러 ▲2023년 2만6500만달러로 올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가 이어지면서 HD한국조선해양 수주량은 지난 16일 기준 총 158척(해양 1기 포함) 223억2000만 달러에 달한다. 연간 수주 목표 157억4000만 달러의 141.9%다. 삼성중공업은의 올해 수주목표는 95억 달러 중 66억달러를 수주, 목표치의 69%를 채웠다. 한화오션의 올해 수주금액은 30억 달러를 기록해 연간 목표(69억8000만 달러)의 43%다.


친환경 선박 기술로 '초격차' 벌린다


글로벌 해운 규제가 강화되면서 조선3사는 기술력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선제적인 기술 개발로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다. 과거에도 조선3사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조선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분야는 대체연료 추진선이다. 강화되는 해운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연료가 아닌 암모니아, 수소 등 다양한 연료로 추진되는 선박을 개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양환경보호위원회 80차 회의에서 해상운송 선박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50년까지 기존 2008년 대비 50%에서 100% 감축으로 상향했다.

조선3사도 분주하게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나섰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4월 HD유럽연구센터에 앞으로 5년 동안 1500만 유로(약 215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HD유럽연구센터를 거점으로 삼아 현지 파트너와의 중장기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를 중심으로 판교연구개발(R&D)센터, 대덕연구센터를 운영하며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엔 부산에 R&D센터를 열고 해양설계,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은 약 6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제품과 기술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암모니아와 메탄올, 수소 기반의 '친환경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암모니아·이산화탄소·수소 운반선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 덕분에 글로벌 선사들이 앞다퉈 찾고 있다"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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