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오승환 남았는데→이민호 계약'→그래도 팬들은 지지, '뉴 삼성' 향한 시선도 달라졌다

안호근 기자 2023. 12. 26. 06: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FA 시장에 나온 투수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 출신 단장을 택했다. 심지어 현역 시절 LG 트윈스에서만 뛰었던 외부 인사였다. 그만큼 삼성의 선택엔 확신이 있었고 이종열(50) 신임 단장은 그 믿음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스토브리그 초반부터 바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삼성은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3명의 선수 중 누구와도 계약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팀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한국야구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 오승환(41)과 재계약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 단장을 향한 팬들의 지지 여론이 눈길을 끈다. 그 움직임이 충분히 팬들을 납득시키는 동시에 다음 시즌에 대한 확실한 희망을 가져다주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더 이상 '돈성'으로 불렸던 부자구단이 아니다. '자생'에 초점을 두고 육성을 중시하는 기조로 돌아선지 오래지만 최근 몇 년간 성적을 내지도,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확실히 심어주지도 못했다. 2021년 최종전까지 리그 우승을 두고 다툴 정도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연속성이 없었다. 지난해 7위, 올해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에 삼성은 결국 이 단장을 선임하게 됐고 그는 '효율적 운영'의 대가로 알려진 '테오 엡스타인'을 벤치마킹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단장은 스토브리그가 열리자마자 바쁘게 움직였다.

시즌 후 삼성 단장직을 맡은 이종열. /사진=삼성 라이온즈
스토브리그 초반 스타뉴스와 통화했던 이 단장은 "삼성이 선수층이 얇은 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걸 더 키우는 쪽에 포커스를 두려고 한다"면서도 "의미 없는 선수를 영입하진 않을 것이다. 원하는 선수가 있더라도 정말 터무니없이 오버페이에서 할 수는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분(금액)만큼 돼야 진행이 가능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올 시즌 뒷문 불안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불펜 최대어 김재윤에게 달려들었다. 4년 총액 58억원에 계약을 이끌어냈다. 이 단장은 "시장이 열리자마자 바쁘게 움직였다"고 말했는데, 김재윤도 "명문 구단 삼성 라이온즈에서 좋은 제안을 해주셨고 나를 필요로 한다는 진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오승환과 보직 중복 문제 등이 거론됐지만 이 단장은 김재윤 영입 후에 가진 통화에서 "아주 선의의, 기분 좋은 경쟁이 될 수 있다. 감독님 입장에서는 훨씬 좋다"며 "감독님과 얘기 많이 했었고 충분히 다 조율 가능한 부분이다.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자신했다.

단장직에 부임하자마자 한국과 마무리캠프가 열리는 일본을 수시로 오가며 박진만 감독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홍길동 단장'으로 불린 그는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는 "전략을 많이 세웠는데 샐러리캡이 꽉 차 있어서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면서도 "즉시 전략감들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김재윤(왼쪽)과 FA 계약을 맺고 함께 기념촬영을 한 이종열 단장.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후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올해 연봉 2억 5000만원을 받은 우규민을 보내고 좌투수 최성훈(1억 1300만원)과 언더핸드 양현(8500만원)에 내야 자원 전병우(8000만원)까지 데려왔다. 내림세에 있는 베테랑 투수를 4억원에 내주고 5억원을 더 얹어 3명의 알짜자원을 영입한 것이다.

오승환을 붙잡겠다는 뜻도 명확히했다. 오승환이 삼성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없다. 2005년 데뷔 후 일본프로야구(NPB),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뛴 기간을 제외하면 모두 삼성에서만 공을 뿌렸다.

KBO리그에서 42승 24패 17홀드에 무려 400세이브를 따냈다. 전인미답의 경지이자 앞으로는 매 순간이 KBO리그의 역사가 된다. 오승환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기를 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고 구단 또한 그러한 팬들의 마음을 잘 읽고 있다.

다만 샐러리캡 여유가 많지 않아 내부 FA 선수들에게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올해는 처음 시행된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에서 삼성은 상한액인 114억 2638만원과104억 4073만원을 지출했다. 10구단 중 5번째로 9억 8565만원의 차이만을 보였다. 여기에 FA 김재윤까지 데려왔다. "샐러리캡이 꽉 찼다"는 이 단장의 발언이 괜한 엄살이 아니라는 걸을 알 수 있다.

삼성 새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가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여전히 내부 FA 선수들과 협상이 커다란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와중에 또 다른 전력보강 소식이 들려왔다.

'효자 외국인 타자'로 3시즌을 뛴 호세 피렐라 대신 데이비드 맥키논을 데려온 것이다. 첫 시즌을 보내는 외인에게 상한액인 100만 달러(13억원)를 안겼다. 커다란 기대감에 대한 방증이다. NPB를 경험해 아시아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코너 내야 수비가 가능해 박진만 감독의 타선 구성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올해까지 MLB에서 뛰던 새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도 영입했다. 마찬가지로 계약 규모는 100만 달러를 꽉 채웠다.

여기에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우투수 이민호도 데려왔다. 연봉 4500만원에 계약을 했다. 위험 부담은 적지만 통산 337경기에서 33승 24패 28홀드 31세이브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던 경험 있는 투수이기에 '효율적 운영'이라는 모토를 내건 삼성으로서 충분히 투자해 볼만한 선수인 셈이다.

물론 성공적인 스토브리그의 완성을 위해선 오승환, 데이비드 뷰캐넌과 재계약 소식을 들려줄 필요가 있다. 다만 단장 선임 후 2개월 가량의 행보만으로도 팬들은 지지 의사를 나타내며 달라진 삼성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 팬들이 오승환과 뷰캐넌 혹은 누가 될지 모를 남은 외국인 투수 한 자리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고 여유롭게 스토브리그를 관망할 수 있는 이유다.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