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고 희망 봤다… 올라갈 일만 남은 K-반도체

이한듬 기자 2023. 12. 2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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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아듀! 계묘년… 불황에도 잘 버틴 K-산업(1부)]② 내년 업황 회복 본격화 기대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생산라인 내부 전경. / 사진=삼성전자
▶기사 게재 순서
①수출, 장기 부진 뚫고 플러스 전환… 회복세 이어간다
②바닥 찍고 희망 봤다… 올라갈 일만 남은 K-반도체
③역대급 실적 보인다… K-조선, 부활 뱃고동
④위기와 기회 동시에… 숨고르기 들어간 K-배터리
⑤유가에 울고 웃은 정유업계… 탈정유 먹거리 확보 나서

올해 반도체 업계 상황은 '고진감래(苦盡甘來)'로 요약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요부진 여파가 상반기까지 지속되며 국내 메모리 제조사들이 실적을 회복하지 못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인고의 시간을 버텨야 했다.

업계의 발빠른 감산 조치 등 선제대응 효과가 하반기들어 조금씩 반영되면서 회복의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실적 둔화에 신음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내년부터는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공급 과잉에 상반기 업황 둔화 지속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5201억2600만달러(약 678조8164억원)로 지난해보다 9.4%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896억100만달러(약 117조99억원)로 지난해와 견줘 31.0%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둔화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PC, 스마트폰 등 세트 부문 기업들이 기존에 사둔 반도체 재고 조정을 위해 주문량을 줄이며 업황 침체가 지속된 탓이다. 재고 과잉은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2133MHz) 고정거래가격은 2021년 9월 4.10달러에서 올해 9월 1.30달러까지 떨어졌다. 같은기간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가격도 4.81달러에서 3.82달러로 내렸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은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 -7.8%로 마이너스 전환한 뒤 올해 10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전체 수출 감소와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진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64%포인트, 20% 감소 시에는 1.27%포인트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메모리 제조사들도 공급 과잉에 따른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감산을 진행하면서 실적이 위축됐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4조5800억원)와 2분기(-4조3600억원) 연속으로 4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1분기와 2분기 각각 -3조4023억원, -2조8821억원의 적자를 냈다. 상반기 두 회사가 반도체 부문에서 기록한 적자규모만 15조원을 넘는다.

내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본격 확대될 전망이다. / 사진=삼성전자


회복 신호 포착… 본격 반등 예상


올해 하반기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불황은 지속되고 있지만 회복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메모리 제품 가격은 4분기 들어 하락세를 멈췄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2133MHz)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10월 1.50달러를 기록하며 전월대비 15.38% 올랐고 11월에는 1.55달러로 또 다시 3.33% 상승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제품(128Gb 16Gx8 MLC)도 9월 3.82달러에서 10월 3.88달러(1.59%), 11월 4.09달러(5.41%)로 가격이 뛰었다.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메모리 수출도 반등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반도체 수출은 12.9% 증가한 95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8월 이후 16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메모리 제조사들의 적자규모도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3분기 영업손실은 3조7500억원으로 1~2분기 연속 4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개선됐다.

SK하이닉스의 개선 속도는 더욱 두드러진다. 1분기 3조4023억원던 적자 규모는 2분기 2조8821억원, 3분기 1조7920억원으로 빠르게 줄었다. 특히 D램부문은 흑자전환을 이뤘다. 메모리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감산 조치에 따라 고객사들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3분기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평가다. 4분기에도 적자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전망은 밝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생성형 인공지능(AI)투자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점을 지닌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양사의 실적이 본격적인 반등을 이룰 것이란 평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부터 D램 시장이 HBM·RDIMM(고용량 서버 모듈) 등 고부가 스페셜티 D램 중심으로 신규 증설이 예상돼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기대된다"며 "특히 HBM 시장은 기술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이익을 가져가는 승자독식 구조 가능성이 높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중심의 독과점 공급구조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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