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붙은 정치테마주, 대주주 배불리기는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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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늘어난 정치테마주 관련 스팸 문자를 볼 때면 선거가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15년이 넘게 흐른 지금도 정치테마주 투자 행태는 그때와 다르지 않다.
정치테마주 관련종목의 주요주주들은 주가가 오를 때마다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정치테마주는 정치인과의 인연만 부각되기 때문에 회사의 실적이나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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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늘어난 정치테마주 관련 스팸 문자를 볼 때면 선거가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내년 4월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스팸 문자는 늘고 내용은 더 자극적으로 변한다.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주식시장에도 정치테마주 광풍이 불고 있다. 최근에는 한동훈·이낙연 테마주로 엮인 종목들의 주가가 출렁거렸다. 정치테마주로 엮인 종목의 주가 롤러코스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치테마주가 국내증시에 등장한 것은 지난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테마주가 급등한 것을 효시로 본다. 15년이 넘게 흐른 지금도 정치테마주 투자 행태는 그때와 다르지 않다. 학연·지연이나 말 한마디 등 별다른 재료도 없이 기대감만으로 연일 상한가를 찍기도 한다.
최근 대상홀딩스의 보통주와 우선주는 모두 배우 이정재가 총선 출마설로 연일 화제를 모으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저녁 식사를 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연일 상한가를 쳤다. 한 장관과 현대고 동문인 이정재가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오랜 연인 사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한동훈 테마주'로 묶인 것이다. 대상홀딩스 보통주와 우선주 주가는 각각 지난 19일 종가기준 1만4000원, 5만8400원까지 올랐는데 이는 11월 초와 비교하면 111%, 723% 급등한 수준이다.
남선알미우는 신당 창당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테마주다. SM그룹 계열사인 남선알미늄은 계열사인 삼환기업의 이계연 고문이 이 전 대표의 친동생이라는 이유로 관련주로 꼽히며 주가가 상승했다.
정치테마주 관련종목의 주요주주들은 주가가 오를 때마다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에 뒤늦게 뛰어든 개인투자자들만 손실을 보는 일이 다반사다.
정치테마주는 정치인과의 인연만 부각되기 때문에 회사의 실적이나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무관하다. 높은 관심 속에서 특별한 모멘텀 없이 급등세를 연출하던 정치테마주들은 대주주의 주식 매도, 즉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뒤 주가가 하락하는 일이 잦다. 주요주주의 지분 처분은 회사 성장에 대한 의구심으로 해석돼 주가 급락을 초래하면서 그만큼 뒤늦게 테마주 열풍에 편승한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다.
대상홀딩스우는 지난 8일 임창욱 대상홀딩스 명예회장이 갖고 있던 우선주 2만8688주를 전량 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4만6515원으로 약 13억3442만원어치를 현금화했다. 이후 대상홀딩스우는 임 명예회장이 주식을 매도한 날을 기점으로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돌아온 정치테마주 장세에서도 펀더멘털의 가치를 아는 투자 태도를 통해 현명한 주식문화를 조성하길 기대해본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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