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도 뒤흔든 '김남국 게이트'…빗썸 '수수료 무료'[2023 코인 10대뉴스]②

박현영 기자 2023. 12. 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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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코인 투자자 6486명 대상 설문조사 실시
김남국 의원, 거액 코인 보유 논란…업계 고육지책 '수수료 무료'

[편집자주] 2023년 가상자산 시장은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상반기 김남국 게이트, 강남 살인 사건 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정치·사회 문제에 가상자산이 중심에 섰다. 하반기엔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다른 가상자산의 가격도 함께 오르며 시장 전체 분위기가 되살아나기도 했다. 이에 <뉴스1>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약 6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올해 가상자산 분야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리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은 윤리특위에 출석해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및 상임위 도중 거래 의혹에 대해 직접 소명했다. 2023.8.17/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올해 가상자산과 관련한 사회적 논란 중 가장 크게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것은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이다.

지난해 '테라 사태', 'FTX 사태' 등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김남국 의원 논란, 강남 살인 사건 등 사회적 문제에도 가상자산이 오르내리면서 업계는 살얼음판을 걸어야했다. 올해 계속된 '크립토 겨울(가상자산 하락장)'로 적자가 이어지자 독보적 1위인 업비트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빗썸을 비롯한 거래소들이 '수수료 무료'라는 고육지책에 나선 것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뉴스1>은 블록체인 기반 투표 서비스 '더폴(The POL)'을 통해 이달 7일부터 8일까지 이틀 간 올해 가상자산 시장 최대 이슈는 무엇인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는 가상자산 투자자 총 6486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1위는 '현물 ETF 기대감에 비트코인 연고점 경신'이 차지했다. △리플, SEC 상대로 일부 승소(2위)와 △빗썸 시작으로 국내 거래소 '수수료 무료화'(3위) △국회의원 김남국 코인 논란(4위)가 그 뒤를 이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코인 큰 손' 김남국 논란…거래소 의심거래보고로 점화

지난 5월 초 김남국 의원이 위믹스(WEMIX) 등 거액의 가상자산을 보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련 논란이 점화됐다.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으나, 청문회, 상임위원회 등 의정활동 중 코인 거래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어 그의 거래기록이 공개됐고, 출시 한 달도 안 된 '신생코인' 클레이페이(KP)에 30억원을 투자하는 등 수상한 거래 내역이 포착돼 사전 정보 취득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의원의 코인 보유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건 거래소의 '의심거래보고' 때문이었다.

지난해 초 김 의원이 주요 사용하던 거래소 빗썸이 외부 지갑으로의 출금을 막자, 김 의원은 빗썸에서 업비트로, 업비트에서 외부 지갑인 '클립'으로 우회해 코인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의 거래가 의심거래로 포착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됐고, 그가 거액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당국에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의 거래가 특정 거래소에서만 의심거래로 포착됐다는 점이 드러나며 거래소별로 의심거래를 보고하는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5대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가 소속된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DAXA, 닥사)는 '의심거래보고(STR) 공통 룰'을 개발 중이다.

◇빗썸의 승부수 '거래소 무료', 업계 전반으로 확대

지난 10월 비트코인(BTC)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장이 되살아나기 전까지 올해 가상자산 업계엔 찬 바람이 불었다. 가상자산 하락장을 뜻하는 '크립토 겨울'이 이어졌을 뿐더러, 상반기에는 김남국 사태, 강남 살인 사건 등 사회적 논란에도 가상자산이 연루되면서 업계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업계 2위인 빗썸마저 올해 2분기 적자전환했다. '공고한 1위' 업비트만 유의미한 매출을 내는 상황이 이어지자 빗썸은 '거래 수수료 무료'라는 승부수를 뒀다.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식인 만큼, <뉴스1> 설문조사에서도 거래소들의 수수료 무료 소식이 3위를 차지했다.

빗썸은 10월 초 가장 먼저 전체 가상자산의 거래 수수료를 면제했다. 수수료 무료 정책은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코빗도 뒤이어 전체 가상자산의 거래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또 고팍스도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USDC까지 거래량이 가장 많은 가상자산 4종의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거래소들의 이 같은 전략은 3년째 공고한 '업비트 독주' 체제를 깨고,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주 수익원인 거래 수수료를 포기하더라도 일단은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수수료 무료 정책에 더해 최근 빗썸, 코빗은 지난해 닥사에 의해 공동으로 상장 폐지됐던 위믹스(WEMIX)를 재상장했다. 수수료 무료와 위믹스 재상장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지난 14일 기준 빗썸은 20%대까지 점유율을 회복했다. 상반기 점유율이 9%까지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큰 상승이다. 코빗은 위믹스 재상장과 함께 실시한 에어드랍 이벤트를 통해 4년9개월 만에 거래대금 기준 국내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단, 거래소들의 수수료 무료 정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가 관건이다. 특히 코빗은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2분기에 적자전환한 빗썸에 비해선 수수료 무료를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빗은 지난해 영업손실 358억원, 당기순손실 501억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코빗은 거래 금액의 0.01%를 고객에게 지급하는 기존 '메이커 인센티브' 시스템도 그대로 유지한다. 단순히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하는 것을 넘어 빗썸과의 차별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비용이 크게 발생할 것이란 추측이다.

다만 코빗에게는 2021년 SK스퀘어가 2대 주주로 진입하면서 조달한 600억원 상당 유상증자 대금이 있다. 코빗의 지난해 자본잉여금은 673억원이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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