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연수 벌써 잊었나… 인천 서구의회, 日 ‘외유성 출장’ 논란

이병기 기자 2023. 12. 26.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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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폐기물처리시설 선진지 견학 ‘명목’
일정 절반 이상 관광지 등 ‘문화 탐방’ 구성
3월 부산 연수 폭언 사건 잊고 출장 의문
의원연구단체 “견문 넓혀 문제 해결” 해명
인천 서구의회. 경기일보DB

 

올해 초 부산 연수에서 구의원들 사이 막말 논란이 일었던 인천 서구의회가 이번에는 외유성 출장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연구단체가 소각장 등 폐기물처리시설의 선진지 견학을 하겠다며 계획한 일본 공무국외출장에서 일정의 절반 이상을 관광지 방문 등 ‘문화 탐방’으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25일 서구의회에 따르면 ‘탄소중립 녹색성장 연구회’ 소속 구의원 5명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3박4일간 총 1천여만원의 예산으로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 등을 방문하는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왔다.

출장 목적은 도쿄와 요코하마 등의 페기물 시설들을 방문해 해당 시설의 관리 및 운영실태를 시찰하고 소각장 등에 대한 선진기법을 벤치마킹 하는 것이다.

서구에는 인천과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가 위치해 있으며, 매립지 사용 기한과 광역소각장 설치 등을 두고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선진지 견학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들이 다녀온 세부 일정을 보면 견학보다는 관광지 등을 살펴보는 문화탐방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은 첫날인 18일 오전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뒤 현지식으로 점심을 먹고 도쿄로 이동했다. 도쿄에서는 대표 관광지이자 상점가 나카미세 도오리와 지역의 가장 오래된 사찰인 아사쿠사 관음사 문화탐방을 했다. 또 재래시장인 아메요코초를 둘러본 뒤 호텔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둘째날 오전에는 도쿄도 환경국 폐기물 매립소를 방문한 뒤 요코하마로 이동해 오후 3시30분까지 츠루미 소각장에서 공식 일정을 했다. 그러나 오후 4시부터는 요코하마의 계획 도시로 건설된 미나토미라이 21지구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곳 역시 다양한 쇼핑몰과 바다가 있어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대표 관광지다.

셋째날에는 오전에 무사시노 클린센터 소각장을 방문한 뒤 오후에 부도심 오다이바로 이동했다. 의원들은 오다이바 레인보우 브릿지와 자유의 여신상을 둘러보고 긴자 번화가에서 문화 탐방을 했다. 마지막 날에는 오전 도쿄도청을 방문한 뒤 점심을 먹고 오후 4시 비행기로 출장을 마무리했다. 출장 일정의 절반 이상이 관광지 탐방으로 이뤄진 셈이다.

이번 연구단체의 일본 출장을 두고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초 연수 과정에서 물의를 빚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출장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구의회의 한 구의원은 “같은 의원이 봤을때도 관광성 일정이 너무 많다”며 “올해 초 부산 연수에서 남성 의원이 여성 의원에게 술집에서 막말을 해 논란이 있었는데, 꼭 해외까지 나갔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구단체 대표의원은 “우리는 주민을 대표해 견문을 넓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번화가 문화 탐방은 서구의 골목형 상가 활성화 방안들을 살펴보는 차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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