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두고 움직이는 행동주의…반짝 신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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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가 거세진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기업이 주주환원책으로 대응할 경우 주가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가 내년 주주총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낼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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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주주제안 승인율 저조…투자자 공감대 형성 관건
연말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가 거세진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기업이 주주환원책으로 대응할 경우 주가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가 내년 주주총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낼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보다 700원(0.55%) 내린 12만7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주가가 하락했으나 최근까지 행동주의 펀드들의 타겟이 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 14일엔 13만5000원까지 올라가며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삼성물산에 행동주의를 펼치는 곳은 글로벌 헤지펀드들이다. 씨티 오브 런던 캐피탈, 팰리서 캐피탈,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 등인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삼성물산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지적했다. 삼성물산의 주가와 내재가치 사이에 괴리가 존재해 60~70%의 할인율로 거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삼성물산의 지배구조 투명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 등을 요구했다.
삼성 측도 이를 의식한 모습이다. 19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의 이찬희 위원장은 준감위 회의에 참석하며 행동주의 펀드들의 요구에 대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의견을 전달하거나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 대한 행동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올해 4월 영국계 펀드인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가 LG 주식 5.02%를 일반투자 목적으로 매입했다고 밝히며 주요 주주로 등판했다. 발표 당일(4월12일) LG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9% 이상 올랐고, 장중 52주 신고가(9만8000원)를 찍었다.
해외에서도 행동주의가 포착된다. 최근 스웨덴 행동주의 펀드 세비안 캐피탈이 스위스의 대표 IB(투자은행)인 UBS 지분을 12억유로 규모로 사들였다. 전체의 약 1.3%에 해당한다. 세비안 캐피탈 측은 UBS와 크레딧스위스와 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며 UBS의 주가가 향후 2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행동주의 펀드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주가가 올라가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들의 지분율은 크지 않지만 주주가치 개선 요구를 계속하면 기업들이 제고 방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행동주의 펀드의 승산은 높지 않다. 올해 1월 얼라인파트너스는 2대 주주로 있는 JB금융지주의 주주환원정책이 불충분하다며 주당 결산배당금 900원의 보통주 현금배당을 상정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약 2개월 후 열린 JB금융지주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OK저축은행,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들이 JB금융 이사회의 손을 들면서 부결됐다.
하이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정된 주주제안 79건 중 승인된 안건은 9건에 불과했다. 그중 주주환원 강화 안건인 현금·주식 배당 요구와 주식 취득·소각은 승인율이 0%로 단 한 건도 통과되지 못했다. 타깃 기업들의 주가도 행동주의가 전개되면 반짝 올랐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결국 행동주의 움직임이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동주의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전체 투자자들의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주행동주의는 기업 경영상의 문제에 대해 단순히 이의를 제기하거나 무리한 요구라는 인식보다 기업 의사결정이 지배주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이뤄지지 않게 적극 견제에 나서는 등 책임성, 투명성, 주주권리 강화 등 높은 수준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가져오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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