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잇따라 '수소'에 눈 돌리는 까닭

안다솜 2023. 12. 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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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큰 건설사업 대신 안정적 먹거리 찾아 '동분서주'
"진입장벽 높지만 안정적 수익 확보 가능"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택 시장 침체에 건설사들이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에너지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수소' 사업에서 영향력을 펼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경북 김천시 그린수소 생산기지 구축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한양 등은 기존 건설 사업에서 벗어나 수소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는 그린수소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생산방식에 따라 크게 세 가지(그레이·블루·그린 수소)로 분류된다. 그레이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한 나오는 부생수소와 천연가스를 개질해 만드는 추출수소를 의미하며 다른 수소 대비 생산 단가가 저렴하지만 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의 생산 방식을 개선한 수소로, 그레이수소 생산 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다. 그린수소는 가장 친환경적인 수소로, 수전해 기술을 통해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달 경상북도 김천시에 오프그리드(Off-grid) 태양광 발전을 통한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시설 구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경상북도 김천시에 위치한 김천 태양광 발전소와 연계해 하루 0.6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저장∙운송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내년 12월까지 수전해 설비 등 구축을 완료, 2025년 1월부터 실제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지역과 호주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액화수소탱크 설계 국제 인증을 획득하는 등 그린수소 밸류 체인 전반에 걸쳐 글로벌 역량 확보에 앞장서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한국남동발전과 그린수소-그린 암모니아 사업개발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UAE와 오만 그린수소 프로젝트 사업개발과 예비타당성조사를 총괄·주도한다.

아울러 지난 18일 열린 제6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미국 블룸에너지와 '수소 연료전지 부품 국산화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SK에코플랜트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부품 국산화와 국내외 적용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SOFC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만들어 내는 장치다.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며 전력이 필요한 곳 어디서든 직접 설치와 운영이 가능해 그린수소 시대의 핵심 요소로 불린다.

충청남도 보령시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조감도.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은 충남 보령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기지 구축에 나섰다.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은 충남 보령시에 하루 1톤 이상 수소 생산 용량을 갖추고 저장과 운송이 모두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사업에서 총괄설계와 수전해 설비 구매, 인허가·시공을 담당하며 2025년 상반기 내 착공,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청정수소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한양은 비교적 사업 가시화가 빠른 블루수소에 역량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생산 기업인 린데와 8억 달러(약 1조608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전남 묘도 항만재개발 부지에 8억 달러를 투자해 2030년까지 연간 8만톤 규모 수소생산시설, 수소 혼소 열병합발전소, 탄소포집, 액화, 저장시설 등 블루수소 생산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수소 사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주택 사업이나 건설 사업이 시장 영향을 직접적으로 많이 받는 영역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한 에너지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며 "에너지 사업 같은 경우, 일단 기반 시설을 지으면 시장 분위기나 업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 생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입장벽 자체가 높아서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시장은 아니지만 장기간 투자해서 일단 진입만 하면 안정적 수익이 확보된다"며 "최근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데 특히 수소 에너지가 업계에서 궁극적으로 제일 도달하고 싶은 에너지원"이라고 부연했다.

태양광의 경우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 이전에 많이 만들어졌다면 수소는 더 미래가치가 큰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장 상용화하긴 어려워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생산 단가와 발전 단가를 낮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성이 가시화될 때까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충남에서는 수소도시 조성을 계획하고 있고 그 밖에 지역에서도 클러스터 조성을 지원하는 만큼 사업성은 확실히 있어 보인다. 다만 아직은 개발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안다솜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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