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경찰-소방관의 블루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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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가 되면 LA 변두리에서는 시민들이 공터 같은 곳에 모여 자축의 불꽃놀이처럼, 허공을 향해 총을 쏘아 대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2차대전 태평양전쟁 드라마 '더 퍼시픽(The Pacific)'에는 종전 소식을 전해 들은 미군 병사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공중으로 소총을 난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허공으로 솟구쳤던 총탄이 추진력을 잃고 떨어져 누군가의 머리에 맞더라도 사람이 다치는 예는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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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가 되면 LA 변두리에서는 시민들이 공터 같은 곳에 모여 자축의 불꽃놀이처럼, 허공을 향해 총을 쏘아 대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2차대전 태평양전쟁 드라마 ‘더 퍼시픽(The Pacific)’에는 종전 소식을 전해 들은 미군 병사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공중으로 소총을 난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국 범죄스릴러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23번째이자 주인공 보슈가 여성 형사 르네 발라드와 함께 나선 4번째 작품인 ‘The Dark Hours(2021)’는 “(일기예보대로) 비가 왔다면 납의 비(rain of lead)의 기세도 한풀 꺾였을 것이다”란 문장으로 시작된다.
허공으로 솟구쳤던 총탄이 추진력을 잃고 떨어져 누군가의 머리에 맞더라도 사람이 다치는 예는 드물다. 권총 탄두는 BB탄 총알보다 살짝 큰 정도이고 탄두의 중력가속도는 추락 속도에 비례해 커지는 공기저항으로 제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알이 가로등이나 빌딩 창문에 맞아 유리 파편이라도 떨어지면 사정이 달라진다.
2인조 연쇄 강간범을 잡기 위해 잠복 중인 소설 속 주인공 발라드는 약 5분간 이어진 ‘총탄세례’로 인한 만일의 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는 지난 4년의 세모와 신년도 길에서 보냈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처럼 누군가가 쓰러지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느 나라든 경찰과 소방대원, 911 긴급대응팀 대원 등은 사건-사고가 많은 12월,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해가 바뀔 때까지 쉴 틈이 없다. ‘블루 크리스마스’라는 말은 연인-가족 없이 혼자 보내거나, 파트너와 사별한 뒤 맞이하는 파티의 빈자리를 주로 연상시키지만, 매년 연말을 비상근무로 보내며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법 집행기관과 응급의료기관 종사자, 소방관들의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가리키기도 한다. 마침 경찰 정복의 색깔이 짙은 푸른색이다.(계속)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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